이달 넥슨에 이어 스마일게이트까지 게임업계의 노동조합 출범 1년을 맞아 잇따라 집회를 가졌다. 넥슨의 스타팅포인트와 스마일게이트의 SG길드는 각각 판교의 거리 일대에 모여 고용안정을 외쳤다.

넥슨은 최근 정상원 부사장 겸 띵소프트 대표,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 등이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또 8년 간 수백억원을 투자한 띵소프트의 온라인게임 ‘페리아연대기’의 개발 중단을 비롯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이 같은 조직재편 행보 속에서 200여명의 임직원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순차적으로 전환배치되고 있으나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노조 측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넥슨은 인력감축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노조 측에서는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중이다.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의 과정이 사실상의 권고사직 통보로 받아들여진다는 주장이다.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 역시 회사 측의 프로젝트 중단으로 인해 직원이 내몰리게 되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아트 디자인 개발자가 품질검수(QA) 직무를 맡게 되는 등의 회사 측 조치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회사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전에 협의된 절차대로 진행된 처분으로 노조 측과의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에 집회를 갖고 사측과의 소통을 요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이 같은 게임계 노조에 냉소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간 선보인 작품이나 서비스에 실망하며 개발자 자체에 대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노조는 이제 1년을 맞아 첫 집회를 가지며 갈 길이 멀고 먼 상황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노조 출범으로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것은 물론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대표 업체라 할 수 있는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나섬에 따라 점차 연대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게임산업은 성장을 거듭하며 문화콘텐츠 수출 일등으로 꼽히는 등 위상을 높여오기도 했다. 이 같은 노고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개발자들의 권익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계가 외부로부터 부정적인 편견 등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업계 스스로가 구성원에 대한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내부에서 곪아온 문제들을 스스로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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