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피플 등과 시너지 창출...'선택과 집중' 전략 강화

넥슨이 원더홀딩스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허민 대표의 영입을 공식화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가 향후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대표 이정헌)은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넥슨은 최근 정상원 부사장 겸 띵소프트 대표,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 등이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또 8년 간 수백억원을 투자한 띵소프트의 온라인게임 ‘페리아연대기’의 개발 중단을 비롯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허민 대표의 영입은 조직재편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최근 프로젝트 중단 및 인력 재배치 등이 허민 대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넥슨의 새로운 지휘체계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여겨져왔다는 것.

그러나 넥슨은 외부 고문 형태로 허 대표의 영입을 대외적으로 발표한데 이어 이 같은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기존 수뇌부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이번 투자는 넥슨의 경영 쇄신 측면뿐만 아니라 원더홀딩스와의 협업 측면에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원더홀딩스의 산하 개발업체 원더피플과 에이스톰 등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당장은 원더피플과 에이스톰의 라인업을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허 대표 영입을 발표한 것과 맞물려 사내 공지를 통해 내부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우선 집중해야 할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선별하겠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프로젝트 중단 등의 경영 쇄신 행보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라이브 서비스 작품에 대한 정리 작업이 추진될 것이란 예측도 없지 않다.

허 대표 영입이 대외적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를 통한 변화의 방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허 대표 영입 배경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추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번 조직재편 행보는 앞서 김정주 NXC 대표의 매각 불발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그간 지적된 약점을 보완하고 회사 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는 것.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등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이 같은 주요 매출원이 대부분 10여년을 넘어간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간 이와 비견되는 새로운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한 게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따라 지금의 넥슨 최대 매출원인 ‘던전앤파이터’를 탄생시킨 허 대표의 영입에 대한 의미는 크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2의 ‘던파’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반면 허 대표의 영입 효과가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은 편이다. 허 대표가 게임계에 복귀하긴 했으나, 과거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거나 그것과 비견되는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내부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인력 감축 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도 이 회사가 풀어가야 할 문제로 꼽힌다. 넥슨 측은 구조조정에 따른 퇴출 없이 인력을 재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선 오히려 이번 허 대표 영입 발표가 재편 행보의 방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계산이 끝난 것으로 내부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기 시작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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