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MS '엑스클라우드' 맞서 LG-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시범 서비스

SK텔레콤 모델들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PC게임 및 콘솔 등을 모바일에서 설치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5G의 강점인 초고속‧초저지연을 내세워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이 최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발표하며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5G 환경에서의 킬러 콘텐츠로 게임에 주목한 업체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내달부터 MS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콘솔 X박스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지난 6월 열린 ‘E3 2019’에서 시범 서비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 이목을 끌기도 했다.

SKT는 이번 협력에 따라 MS의 ‘엑스클라우드’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SKT의 5G 리더십 및 네트워크 경쟁력과 MS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기술 역량을 결합,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내달부터 SKT 5G‧LTE 고객 체험단에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대상을 타 이통사 고객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엔 무선 컨트롤러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엑스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 후, 앱 실행 시 나타나는 게임들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골라 즐기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X박스를 통해 출시한 인기 게임 중 모바일로 즐기기 좋은 일부를 먼저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MS가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까닭은 훌륭한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 최첨단 5G 네트워크, 강력한 게임 커뮤니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세계 4위로 큰 데다가 모바일게임 인기가 높아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여겨졌다는 것.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과 달리 수많은 유저의 조작에 실시간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다. SKT의 압도적인 5G 경쟁력과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리전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전은 복수의 데이터센터가 구축된 지역을 의미하는 말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MS는 모바일 기기에 고품질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리전을 포함, 전 세계 54개 ‘애저 리전’을 활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클라우드 게임이 온라인‧모바일게임의 인기가 높은 국내는 물론, 그동안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여 온 시장의 판도까지 급격히 바꿀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 8700만 달러(한화 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약 3조 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SKT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도 이미 클라우드 게임 시장 공략을 예고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사양 PC와 콘솔 게임 150여개를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연말까지 200여개 이상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포스 나우’에서는 무료 온라인 게임은 물론, 스팀, 유플레이 등 기존 게임플랫폼에서 구매한 게임을 그대로 이용 할 수 있다. 게임 패치나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해결돼 최상의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실내에서는 기가 인터넷이나 기가 와이파이를 활용한 접속도 가능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V50’의 듀얼 스크린을 활용해 게임패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콘솔 게임처럼 실감나는 게임환경을 위해 블루투스 게임패드와 호환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디자인한 엔비디아 공식 게임패드 글랩(GLAP)을 유플러스숍에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회사는 본격적인 서비스 상용화 전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해 5G프리미엄 요금제(9만5000원‧부가세포함) 이상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무료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또 전국 100곳의 직영점에서 클라우드 게임 체험존을 운영하고 고객체험 확대에 나선다.

모바일에서는 앱스토어를 통해 ‘지포스 나우’ 앱을 받으면 서비스 가입 후 별도 이용료 없이 서비스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PC버전은 LG유플러스 홈페이지내 ‘지포스나우’ 소개 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지포스 나우'를 선보였다.

SKT와 LG유플러스가 해외 유력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반면 KT는 비교적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연말께 향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올해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와 MS의 ‘엑스클라우드’뿐만 아니라 구글의 ‘스태디아’ 등 글로벌 업체들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내 시범 서비스가 잇따르면서 내년부터는 상용화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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