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알렌 브랙 블리자드 사장 간담회...'게임 플레이'가 최우선 가치

J. 알렌 브랙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사장.

"블리자드의 근간은 PC게임 개발 업체입니다. 우리는 '게이머'와 '게임 플레이'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나가고 있습니다."

J. 알렌 브랙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사장은 20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장에 취임했다.

알렌 브랙 사장은 “한국 방문은 세 번째인데, 지난 주말 ‘GSL vs 더 월드’와 ‘하스스톤 마스터즈 투어’ 등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다”며 한국 방문 일정에 대해 말했다.

그는 또 “평생 게이머로 살아왔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겨왔다”면서 “올해 25년째 게임업계에 몸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블리자드는 무엇보다 게이머와 게임 플레이를 우선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이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경영진 역시 이를 중심으로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의 신작으로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렌 브랙 사장은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해서는 유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이를 두고 일부는 블리자드가 모바일게임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블리자드는 PC게임 업체이자, 앞으로도 PC게임을 만들어 간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 앞으로 이를 제대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리자드는 기본적으로 코어 PC게임 업체인 것을 분명히하면서도 다른 여러 플랫폼에 대한 기회 역시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로, 향후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기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성장에 밀려 PC게임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매출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PC게임 업체라고 밝힌 블리자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궁극적인 것은 유저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과 훌륭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면서 “PC의 성장 속도가 모바일을 따라잡진 못하지만 PC에서도 앞으로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렌 브랙 사장은 앞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책임 프로듀서로 게임의 개발 및 운영과 관련된 모든 측면을 감독했다. 이런 그가 확장팩이 적용되지 않은 오리지널 시절을 재현한 ‘WOW 클래식’ 출시에 앞서 그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노스탤지어’ 및 과거를 추억하는 향수의 경우 사람들이 좋은 것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고 당시의 친구나 생활 등 주변 환경 요소가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과거에는 이 같은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WOW 클래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기술적 관점에서도 구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으나 이를 해결하게 되면서 현재의 'WOW'와 '클래식'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난 경력을 돌아봤을 때, 'WOW 클래식'을 발표한 때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리자드는 앞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개발 인력 재배치 및 e스포츠 리그 폐지 등으로 팬층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게임을 살펴보면서 여러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개발팀 규모가 적절한가, 현재 인력이 다른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목록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현실에서 실행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 “아이디어를 가시화시킬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플랫폼, 각 작품별 개발 활동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발역량이나 개발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을 충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WOW'의 경우 300여명 규모의 개발인력이 새로운 콘텐츠 준비 등에 매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게 알렌 브랙 사장의 설명이다. 

알렌 브랙 사장은 파티 도중에 빠져나와 e스포츠를 관람할 정도로 e스포츠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e스포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오버워치’ 등의 리그에 대해서도 모든 관계자들이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 소식이나 신작 출시 일정 등에 대해 발표하긴 어렵다고 했으나 공동 개발 업체 중 하나인 넷이즈와는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게임 질병코드도입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에 적극 참여하며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알렌 브랙 사장은 또 회사 내 인종차별 등의 문제를 두고 “‘플레이 나이스, 플레이 페어’의 원칙을 바탕으로 부당한 것을 용인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는 블리자드의 문화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 같은 가치들이 게임을 만들 때도 투영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례 행사인 ‘블리즈컨’에 대해서도 우리가 준비 중인 것들에 대해 발표하고 앞으로 유저들의 반응을 통해 어떤 경험을 선사할 것인지를 가늠하고 결정하는 자리라면서, 주식 시장에서의 영향은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블리즈컨'과 맞물려 이 회사의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으나, 이 같은 외부 요소를 신경쓰지 않고 게이머들과의 소통하는 자리로서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알렌 브랙 사장은 “한국에서의 PC방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한국에 올 때마다 들러 사회적 요소들을 이해하려고 한다”면서 “e스포츠 종주국으로 알려진 만큼 게이머들의 열정을 느끼고 멋진 관객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국 방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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