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일본 불매운동 악재까지 겹쳐

올해 코스닥에 새로 입성한 게임업체 베스파와 SNK의 주가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지난 상반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 시장의 우려를 샀던 두 회사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늘 오전 한때 베스파와 SNK의 주가는 나란히 1만 8000원대 초반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상장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두 업체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베스파의 공모가는 3만 5000원이지만 이달들어 52주 최저가(1만 80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가 변동과 관련해 특별한 악재 이슈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최근 주력 작품인 ‘킹스레이드’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해 글로벌 다수의 지역에서 매출순위 반등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업데이트 효과에 힘입어 전날에는 일본 구글 플레이 매출 22위의 상위권 순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슈에도 내림세가 거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일 매출원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앞서 상장 당시부터 단일 매출원 리스크는 이 회사의 투자심리 감소 요인 중 하나로 꼽힌 바 있다. 이 회사의 주력 매출원인 ‘킹스레이드’가 매 업데이트 마다 매출 순위 반등 등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서비스 기간 자체가 장기화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기작 이슈 역시 아직 구체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상단부터 베스파와 SNK의 3개월간 주가 변동 현황

다만 일각에서는 이 회사에 대해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있다. 상반기 대규모 업데이트에 따름 매출 개선 효과가 곧 가시화될 것이며 차기작 출시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반등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SNK 역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7일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는 앞서 공모가로 4만 400원을 기록했다. 이후 2개월도 안돼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하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선 기존 공모가 자체가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상장에 나섰으나 당시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몸 값을 낮춰 올해 재도전에 나섰으나 낮춘 몸 값 역시 아직 부담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및 유통 대신 판권(IP)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경우 특별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영업이익 등을 기록할 순 있겠으나 모멘텀 부문에서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국적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중국계 상장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잇따라 보이며 차이나포비아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회사의 경우 최대주주가 중국인이라는 점이 부각돼 투자심리에 악영향이 발생한 것.

이후 이 회사측은 “SNK는 일본 게임회사다. 항간에서 거론되고 있는 차이나포비아하고는 거리가 멀다”며 중국계라는 인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됐고 이 회사가 일본 게임회사라는 점도 부각돼 투자심리에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초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이달들어 다시 전반적인 하락세가 거듭되고 있다. 특히 3일 4.38%, 4일 5.02%, 5일 5.06%, 6일 6.05% 등 비교적 큰 폭의 내림세가 잇따라 이뤄졌다. 기간 중 이 회사의 경우 3분기 누적 역대 최고 실적 기록 등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업종이 아닌 만큼 완전한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긴 힘들지만 같으 기간 중 일본 관련 업체들의 주가 하락도 두드러진 편이었다. 반면 일본 제품 대체 업체들의 경우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최근 증시 전반의 분위기가 좋지 못한 점 역시 두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봤다. 게임주의 경우에도 일부 중소업체들이 급등세를 보여 착시현상이 있지만 시장 전반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 내부적인 리스크 요인과 더불어 증시 전반의 분위기 악화가 두 회사의 주가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상장한 베스파와 SNK의 주가가 끝모를 추락을 지속하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주가부양 의지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면서 “향후 상장에 나설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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