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P 활용작 영향 없어…역으로 일본 진출 우려 나와

최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게임시장에서도 일본과 관련된 부문이 적지 않아 불매 운동 영향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에서 주류, 자동차, 완구, 관광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일본 제품을 불매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게임산업 부문에서도 영향이 있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업체의 일본 진출에 악영향이 생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전날 기준 구글 플레이를 살펴볼 경우 매출 10위권 내에 ‘랑그릿사’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 일본 유명 판권(IP)을 활용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중위권 일부 일본 IP 활용작의 경우 오히려 순위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 중 ‘랑그릿사’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출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매출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한 계단 올라 전날 기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 등에서 일본 맥주 매출이 20% 가량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는 것. 더욱이 이 작품 출시가 한 달이 지나 유저들의 열기가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또 새 흥행작품의 출시와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한 기존 작품의 인기 반등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악영향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또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경우 일본의 경제보복 전인 지난달 28일부터 매출순위가 5위로 떨어지는 등 순위 하향 안정화가 나타났다. 특히 전날에는 9위까지 떨어졌던 매출순위가 다시 7위로 오르는 등 유동적인 매출순위 보였다.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의 경우 오히려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매출순위 14위까지 떨어졌던 이 작품은 이달 들어 6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순위 역주행을 보였다.

중위권까지 살펴볼 경우 순위 하락이 없거나 역주행을 보이는 사례는 더욱 많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출순위 111위를 기록했으나 전날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 일부 일본 IP 활용작의 경우 기간 중 큰 순위하락을 보인 것도 사실이나 단순히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따른 것이라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은 온라인에서 마찬가지다. ‘파이널판타지14’의 경우 지난 2일 PC방 전체 점유율은 0.14%, 장르 내 0.8%를 기록했다. 이후 7일 전체 점유율 0.12%, 장르 내 0.69%로 점유율 하락이 나타나는 듯 했으나 PC방당 사용시간은 254분에서 310분, 이용횟수는 2806번에서 3300번으로 오히려 늘었다. 더욱이 최근 같은 장르인 ‘패스 오브 엑자일’이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시장 주력 플랫폼인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일본 불매 운동 영향은 따로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본 업체가 직접 개발하고 국내에서 서비스까지 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랑그릿사’의 경우에도 IP자체는 일본 것이지만 이를 개발한 업체는 중국 지롱게임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와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의 경우 국내 업체가 개발해 이를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있다.

일본 IP 활용작에 대한 불매가 이뤄질 경우 단순히 IP만 빌려준 일본업체보다 이를 활용해 개발했거나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국내업체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콘솔 시장의 경우 플랫폼부터 주요 타이틀까지 일본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작고 마니아층 유저가 포진해 있어 가시적인 일본제품 불매의 영향이 나타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국내에서의 일본제품 불매운동보다 일본에서의 한국제품 불매가 이뤄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국민들 역시 반감을 가지며 한국제품 불매 운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특히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중국 판호가 2년 넘게 막혀 다른 빅마켓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다수의 업체가 자사 작품을 일본에 출시했거나 이를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마저 국민적 반감으로 인해 진출 어려움을 겪는 다면 악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IP 활용작품들의 매출순위 변동을 불매운동의 영향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진 전망하긴 어려워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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