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경호 웨이투빗 이사.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로 블록을 사용하고, 신규 데이터의 생성을 신생 블록에 담아 기존 블록과 연결(체인)하여 수많은 컴퓨터에 이를 동시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및 네트워크 기술로 ‘비트코인’이 2009년에 출현하며 주목받게 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현재 블록체인은 차세대 인터넷,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기술로 일컬어지며 세계 각국이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한 기술개발 및 기존의 다양한 산업과 접목을 시도 중에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지대한 관심과 함께 새로운 IT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은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로 거론되는 ‘탈중앙화’ ‘신뢰성’ ‘투명성’이 이에 대한 답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이러한 핵심 가치를 대중이 실생활에서 체감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나 콘텐츠가 부족하여 세간의 이목은 여전히 암호화폐, 즉 토큰과 코인에 집중되어 있는 듯 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농익지 않았으며 그 활용성에 대한 기획적 접근이 부족한 점도 있겠으나 블록체인 기술과 한몸으로 존재하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여 새로운 시도 자체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블록체인 서비스는 기존 IT 서비스와 접목하는 방식으로 가치 창출과 생태계 확장을 모색하는 중이다. 즉,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상용화 된 서비스 일부를 블록체인으로 컨버전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웨이투빗도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블록체인의 가치를 기존 IT 서비스와 접목시킬 수 있는 연결 고리인 BORA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사실 웨이투빗의 BORA 플랫폼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블록체인 개발도구와 플랫폼들을 개발 중이거나 준비 중에 있다. 다만 부연하자면, BORA 플랫폼은 블록체인 지식 기반이 전혀 없는 개발자들도 기존 서비스를 블록체인과 쉽게 연동하거나 컨버전하는게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특징때문에 BORA 플랫폼은 사용자가 직접 'Smart Contract'를 구현해야 할 필요가 없어 'Custom Smart Contract' 발행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콘텐츠 혹은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주요 기능 스펙에 대해서는 'REST API'를 제공하여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개발도구는 하이퍼렛저와 같은 공개 블록체인을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실생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개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 사이즈에 대한 문제로, 대표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더리움의 경우 2016년 초에 태동하여 1년 6개월만에 70만 MB의 블록 데이터 사이즈로 무거워졌다. 이러한 규모의 데이터 사이즈가 새로운 블록으로 확장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마무시한 자원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또한, 2018년 7월에 발생한 이더리움 트랜잭션의 수수료(Gas Fee)는 6000원에 이르렀다. 이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 수수료가 얼마가 될지 예측할 수가 없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둘째, 공개블록체인은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간의 간섭 현상에 따른 대응에 취약하다. 즉 공개블록체인상에 올라가 있는 여러 서비스 중, 특정 하나의 서비스에서 장애나 과부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서비스들도 이러한 장애와 과부하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ORA 플랫폼은 이종 블록체인 간의 다중 체인 구조, 사이드체인 아키텍쳐링 설계로 데이터 확장성, 서비스 내부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 문제, 서비스 간 간섭 현상의 난제를 해결했으며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블록체인 산업계의 그 누구도 다룬 적 없으나 실제 서비스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데이터 복구, 즉 롤백 이슈를 얘기해보자.

IT 서비스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구현된다. 그리고,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확장되는 만큼 프로그램의 크기도 방대해져 “버그 없는 프로그램”은 없다는 말이 상식이 되어버렸다. 실수를 하거나 프로그래밍 자체의 오류로 인해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서비스들이 디버깅, 롤백 등의 데이터 수정이나 복구 및 회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블록체인이 가지는 “데이터는 위변조될 수 없다”는 핵심 가치가 오히려 서비스 운영에 큰 단점이 되어 버릴 수 있다.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가능한 순간 그 핵심가치가 훼손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BORA 플랫폼은 권한 관리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유지하여 특정 상황에서 데이터 수정, 복구 및 회수를 가능하게 하되, 그 과정 모두가 투명하게 블록에 기록되는 방식으로 롤백 이슈를 대응한다. 이에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한 운영도구를 지원한다.

기술혁명은 종종 초기 ‘버블’을 만들었다. 그리고 버블이 붕괴되면 기술혁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인터넷은 이러한 진통기를 이메일과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통해 극복한 바 있다. 유사한 상황에 직면한 블록체인 산업도 대중화된 킬러 서비스의 출현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출시에 급급하여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제품들이 투자자들의 손실은 물론 시장의 패색을 초래한 결과를 우린 이미 다양한 선례로 경험했다. 제품을 내놓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목표로 양질의 실생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출시되길 기대한다.

윤경호 웨이투빗 이사 kei.yune@way2b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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