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중의 기울어진 운동장...'역차별 우려'

2017년 이후 2년간 한국게임 불허...이틈에 국내선 중국게임 일취월장

지난 2017년 3월 사드 보복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이후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2년 넘게 막혀있다. 중국 진출 불가에 발을 구르고 있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중국 업체들의 경우 한국에서 갈수록 점유율을 늘려가며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경쟁조차 공평하지 않은 모습이다. 국내 업체들이 준수하고 있는 자율규제의 경우 다수의 중국업체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광고 부문에 있어서도 선정적 혹은 다른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잦게 나타나고 있다.

X.D.글로벌의 ‘랑그릿사’는 지난달 11일부터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2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 작품보다 매출순위가 높은 국산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단 한 작품 뿐이다. 구글 매출2위는 최근 출시된 국산 작품 중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트라하’ 등 극소수의 작품만이 달성한 인기 작품의 흥행지표다.

중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산 게임보다 중국 게임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국 게임의 일방적인 공세만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산 게임의 경우 지난 2017년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이후 2년 넘게 중국 진출이 막힌 상태다. 일부 국산 작품들이 판호를 신청해 놓고 이를 대기하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발급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욱이 중국은 올해 4월부턴 국산 게임을 제외한 해외게임에는 판호 발급을 재개한 상황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역시 불공평한 모습이다. 다수의 중국산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자율규제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 실제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게재된 ‘자율규제 2019년 5월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해외 모바일 게임업체의 자율규제 준수율은 42.5%에 그친다. 절반도 안 지키는 것이다. 이 같은 자율규제 미준수 업체의 경우 대부분 중국 업체다.

선정적 혹은 다른 게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광고 역시 문제다. 지난해 여성의 성 상품 내용을 담고 있는 ‘왕이 되는 자’ 광고가 게임물의 광고 및 선전 조치 등을 내렸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광고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다른 작품의 화면 등을 자기 게임에 무단 도용하는 사례 역시 잦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광고는 해외 게임업체라는 점과 규제 사각지대라는 점이 맞물리며 사실상 솜방망이 혹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대부분의 중국 게임업체들이 대부분 국내 지사 설립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 매출 2위의 ‘랑그릿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X.D.글로벌부터가 국내 지사 없이 서비스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해당 작품들이 한국에서 돈만 벌어갈 뿐 게임인력 고용 및 투자 등 국내 게임산업에 기여하는 것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수시장에서 중소업체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결국 다수의 중소업체들이 직접 개발을 포기하고 중국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하청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국산 게임도 중국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일방적으로 중국 게임의 공세만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불공정한 시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게임의 경우 2년 넘게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을 휩쓸고 있다”면서 “당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가 이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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