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독 게임에 대해 부정적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게임 뿐 아니라 성인용  게임에 대해서도 그렇다. 오로지  규제란 무기밖에 사용할 줄 모른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너무 과하거나 잘못 이용될 때 문제를 일으킨다. 이같은 현상은 문명의 이기라고 하는 것엔 다 있는 문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 제도권에서는 게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다 대 왔다.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사행 산업의 그 것과 같이 일정 룰을 만들어 이를 지키도록 했다. 이는 게임에 대해 사시적인 시각 보다는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초창기의 게임의 모습은 오로지 게임의 기능만을 수행했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게임은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이 주된 기능이라고 불릴 정도다. 게임을 하면서 소통하고, 게임을 즐기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애주가 및 끽연가들의 그 런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 규제의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그리 해 왔으니까 눈을 감아 온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에서 용단을 내리는 것 같다. 그 한가지는 셧다운제 개선 방안이며 다른 하나는 성인 게임에 대한  결제 한도 폐지 추진이다. 특히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성인게임에 대한 결제 한도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변화다. 이같은 방향 선회는 아주 당연한 조치이지만 용기를 동반하지 않고는 추진할 수 없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솔직히, 대한민국에는 성인 대중문화라는 것이 거의 없다 해야 옳을 것이다.  음주 가무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고작이다. 그래서 밝은 것 보다는 어둔 성향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그나마 PC방 세대들이 문화를 주도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족쇄가 따라 붙었다. 인터넷 TV 방송 등 다른 경쟁 장르와는 다르게 유독 성인 게임에 대해서만 월간 사용 한도를 달아 놓은 것이다.    

본지는 그간 사설을 통해 정부의 대중 문화정책이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줄곧 지적해 왔다. 예컨대 이것 저것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것들 외는 모두 할 수 있다는 네거티브 방식의 문화정책이 새시대의 문화 조류를 이끄는데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게임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성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 결정은 그같은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본다. 성인들의 문화 향유는 성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그렇게 만들어 져야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성인 대중 문화의 폭이 넓어지고, 성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등 새 지평의 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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