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베타, 트레이딩과 게임의 공통점 주목...게임 인식 전환 효과도 기대

금융권에서 게임과 트레이딩 간의 밀접한 관계를 주목하고 게이머를 트레이더로 채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베타코리아(대표 신기석)는 최근 트레이딩에 관심 있는 게이머들을 채용해 트레이더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베타는 호주에 본사를 둔 프랍트레이딩 회사로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프랍트레이딩은 고객의 자금을 활용해 투자를 하는 기존 트레이딩과 달리 회사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프랍트레이더는 회사 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기 때문에 절대 고수급들이 모이는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타베타 한국지사의 모든 인력은 트레이딩을 전업으로 하는 '데이 트레이더'로 구성돼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스타베타는 이 같은 트레이딩과 게임 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며 새로운 가치 창출의 방안을 타진 중이다. 뛰어난 게이머의 역량이 트레이딩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 시장에서는 수많은 트레이더, 개개인이 서로 경쟁하며 상대를 이길 때 좋은 성적을 내게 된다. 또 시장 및 상대방에 대한 분석을 비롯,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연습, 시장에 대한 빠른 반응속도 등이 게임의 속성과 같다는 게 스타베타 측의 설명이다. 특히 모든 과정이 컴퓨터로 이뤄진다는 점도 게이머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신기석 스타베타코리아 대표는 "본사의 트레이더 대부분이 게임을 좋아하고 잘한다"면서 "그 중에서 보다 성공적인 트레이더들은 모두 트레이딩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베타는 이에따라 국내 게이머들에게 트레이딩의 기본에 대해 교육하고 나아가 실제 선물 시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젊은 트레이더 인재를 양성하는 게 게이머 채용의 목표이기도 하다. 또한 이 모든 과정에서 게이머에게 그 어떠한 금전적 요구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바올 부대표는 “게이머 채용은 첫 시도로 어떤 게임이 트레이딩과 좀 더 깊은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게임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트레이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이자 게임 커뮤니티 발달로 다수의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게이머 및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창출 영역이 개발되고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왼쪽부터 스타베타코리아의 김바올 부대표, 신기석 대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e스포츠 시장 매출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은 북미, 중국, 다음으로 전체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프로게이머들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이고 정식 종목으로 체택된 게임만도 전문종목 3개와 일반종목 8개, 11개로 체계화 됐다. 또 지난해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결승 순시청자 수가 9960만명에 달해 NBA 및 MLB 결승의 시청자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는 것.

이 같이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가 위상을 더해가고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주목을 받는 상황임에도 불구,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게임이용장애를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안(ICD-11)에 등재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실력 향상을 위해 연습에 매진하는 프로게이머들이 게임 질병 분류로 인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업체인 스타베타가 게이머의 가능성을 보고 트레이더로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는 것. 프랍트레이더도 프로게이머와 마찬가지로 성과에 따라 수십억원대의 연봉을 한번에 거머쥐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채용을 시작으로 게이머들이 활약할 새로운 영역이 열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최근 WHO의 게임질병분류와 맞물려 곳곳에서 만연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중독뿐만 아니라 저급한 오락을 연상시키는 이가 적지 않은 게 현주소이기도 하다.

게임이 평가절하되는 것은 물론 게임이 다른 영역 혹은 산업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스타베타와 같이 금융권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게이머가 트레이딩 시장에서 활약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게임산업 진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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