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협회 등 5개 단체, 복지부 및 의학계 주장 정면 반박

한국게임개발자협회(회장 정석희)는 10일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등과 공동으로 보건복지부 및 중독정신 의학계 의견에 대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결정에 대해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게임 중독 논문들이 사용하는 진단 척도가 20년전 개발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 행위와 중독간 인과요인의 분석에 대한 의약학 연구 이외에 사회과학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게임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게임은 좋은 것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중독의 원인’이라는 중독정신 의학계의 논리에 반대를 표하면서 "게임은 건전한 놀이이자 영화나 TV, 인터넷, 쇼핑, 레저 스포츠와 같은 취미·여가 문화 중 하나다. 개인의 건전한 놀이나 취미 활동이 과하다고 질병으로 취급하면 제2, 제3의 게임질병코드가 개인의 취미 생활을 제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국민 67%가 이용하는 게임의 사회 공익적 측면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고 협회 측은 밝혔다. 내부 자성을 통해 업계 스스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게임 내 소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이용장애는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나 미국, 한국, 일본 대표가 ‘진단 기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속적인 추가 연구의 지속성’을 언급했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만장일치로 통과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의결 사항과는 맥락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인터넷게임 중독 선별도구로 개발된 게임 중독 진단 척도 기준(IGUESS)의 오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98년 인터넷중독 진단 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며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가문진을 해도 ‘잠재적 위험군 혹은 고위험군’으로 판별되는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IGUESS와 IAT의 진단 기준을 기반으로 2014년 이후부터 수백편에 달하는 게임 중독 연구 논문들이 발표됐다는 것. 특히 이에 대한 연구비가 250억원 규모 정부 예산으로 집행됐다는 점도 협회는 지적했다.

협회는 “한국의 게임 중독 연구 논문은 89% 이상이 게임은 행위 중독의 요인이라는 논조의 프레임에서 시작된 의도적 논문으로 분석되는 등 한쪽으로 편향됐다”면서 “양적 확대보다 질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중독정신 의학계가 게임중독을 규정하려면 우선 게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그 어떤 논문에서도 게임 이용 패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신의학계가 재정적 결핍 이유로 게임중독이라는 가상의 질병을 만드는 과잉 의료화 및 새로운 의료 영역을 창출하려는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이 같은 과학적 합의조차 충분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의학계가 향후 사회과학, 심리학 등 관련 학계와의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포괄적 지지부터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