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심포지엄...원인과 대책 발표

게임 생태계 참여자들 서로 간의 이해를 통해 과몰입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년간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운영을 통해 과몰입의 요인 분석을 비롯, 부모와 자녀 간 격차 해소, 창작자 및 연구자의 역할 등의 중요성을 파악하게 됐다는 것이다.

게임문화재단(이사장 김경일)은 3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심포지엄'을 갖고 센터 운영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몰입과 과몰입을 만드는 변인이 다르다는 것을 대부분의 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면서 "몰입에 몰입을 더해 과몰입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듯이 상관 및 인과 관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몰입은 심리학적으로 최적의 상태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득도'의 상태와 같은데 장기적으로 도달하게 된다. 반면 과몰입은 몰입과 달리 충동적으로 즉시 빠지게 되고 통제력을 상실하며 사회 부적응적 모습을 보인다는 것.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의 5년 간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중앙대학교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국립나주병원, 건국대학교충주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등을 기반으로 전국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이를 통해 예방 교육 및 면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센터 내원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불안장애 등 공존질환이 8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뒤로 학교 환경 68.2%, 가족환경 63.3% 등의 문제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성인의 경우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게 82.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

이에따라 공존 질환의 치유 가족 및 대인 관계의 회복, 학교 성적의 향상, 아르바이트 및 구직 등이 내원자들의 게임과몰입을 호전시켰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산업자원통상부 등의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고민이 많은 청소년과 청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센터는 의과학적 증거를 수집하고 검증하고 있으며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힘쓰려 한다”고 말했다.

도영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게임이 소수의 문화에서 대중문화로 전환하는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사회문화적 복합성과 다원성에 대한 깊은 성찰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일반적으로 게임 이용자의 행태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게임 문화 생태계는 창작자를 비롯, 연구자나 비평가, 정책 입안자 등 다양한 참여자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여러 층위에서 게임과 연결된 현실 세계 역학과 디지털 문화 의미를 전체론적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게임을 유해하고 무의미한 중독의 원인으로 바라보거나 또 한편으론 게임의 긍정적 가치만 강조하는 양극단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현상은 양극 사이의 스펙트럼 형태로 나타난다는 게 도 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또 “공존질환을 통해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것인지, 공존질환으로 사회적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해 게임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으려 하는 것인지에 따라 치유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게임 이용자 유형과 심리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창작자들이 게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이용자의 행동이나 추구 가치가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는 것. 또 특정 패턴 반복을 유도하는 등 일부 게임 디자인 요소를 보면, 게임의 무해에 무조건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게 도 교수의 지적이다.

도 교수는 “청소년과 부모 세대 간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부모-자녀 간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데 아무도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게임과몰입힐링센터가 이 같은 측면에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분류 (ICD-11)에 대한 견해차의 중재에도 센터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도 교수의 설명이다. 게임 이용자의 증가와 함께 다원 및 다양화 되는 게임 생태계 가치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도 센터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 뒤로 김태호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남욱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하란 국립나주병원소아청소년정신과장 등의 참여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박인순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알코올 중독이 존재하지만 술을 없애라고 하지 않듯이 게임 질병 분류로 인해 게임업계가 끝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교육적 게임이나 노인 치매 예방 게임 등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거나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게임업계에 힘을 보태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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