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굿 인터넷클럽' WHO 게임질병 토론회...문제점 진단 및 해결책 제시

게임 질병 분류는 디지털 콘텐츠와 전자기기에 대한 중독 지정을 예고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임 이후에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콘텐츠가 문제시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3일 서울시 강남구 현대타워에서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를 주제로 ‘굿 인터넷 클럽 4차’ 행사를 갖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 분류에 대한 문제점 진단 및 해결책 등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의준 건국대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병관 의원은 ”과거 셧다운제 도입 과정을 떠올려보면 WHO의 게임 질병 분류에 대한 논의가 이성적이나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에 대한 중독 논의에 앞서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게임을 치고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준 건국대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5년 간 연구결과,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문제시 되는 것은 자기통제력으로 나타났고,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기통제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분석됐다"면서 "게임 자체가 아닌 사회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학계의 관점에서 분류하는 게임 중독자들은 기존의 표준화된 중독자들과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표준화된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간이 망가지거나 술을 먹지 않으면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이와 비교하면 게임 중독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

WHO는 다른 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일상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게임을 계속하는 현상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를 게임이용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으로 보면 일, 쇼핑 등 모든 것들이 중독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사회 환경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게임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면역 차원에서 다른 것에 몰입하는 행위를 보일 것“이라면서 ”근본적 접근 없이는 결국 게임이 아닌 또 다른 매체, 유튜브나 스마트폰 등 모든 것을 병의 원인으로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게임을 안 해본 것뿐만 아니라 공부에 방해되는 대척점으로 보고 진지하지 않은 것이라 여기는 편견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게임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게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과몰입힐링센터 등의 시설들을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늘려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도록 사업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WHO가 디지털 콘텐츠 및 전자기기 이용에 대한 질병 분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약한 고리가 게임이기 때문에 이렇게 먼저 지정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동영상을 비롯한 것들이 게임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며 총체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모두 연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