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긴급토론회 … 5년간 과몰입군에 포함된 청소년 1.4% 불과

오늘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김성원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하고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에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은 "지난 5년간 2000명을 대상으로 게임이용자 패널연구를 한 결과 과몰입군에 5년 이상 포함된 청소년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며 "과몰입군에 있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해당 군에서 나오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한다. 한 번 과몰입군에 지정됐다고 해서 중독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 과몰입은 게임 자체가 문제이기보다 주변 환경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면서 "게임 때문에 중독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가정 문제의 탈출구로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게임을 과몰입하게 만드는 주변 환경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보건복지부가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게임업계를 참여시킨다고 하는데 연락받은 적 없다. 누구의 판단하에 어떤 기준으로 구성됐는지 알지 못하는 협의체에 들어오기만 하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유하며 복지부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게임산업협회는 WHO에 이의제기를 지속하면서 국내 도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게임 개발자 출신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지금의 상황이 향후 게임을 여러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게임 업계가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쉽게 원인으로 지목되는 ‘쓰레기통’이 된다는 것이다.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게임은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연극, 희극, 영화, TV로 이어오는 하나의 문화다”고 말하며 게임이 특별한 원인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란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축구는 홀리건 같은 사회 문제를 만들고 제대로 못 하면며선수를 죽이기도 한다. 심지어 국가 간 전쟁도 일어났다. 하지만 누구도 축구 과몰입을 병으로 지목하지 않는다. 여러 이권 단체, 협회들이 게임이라는 거대한 초식 코끼리를 넘어트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상혁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장(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은 "게임을 질병의 하나로 규정하고 국가 치료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개인행동의 자유와 기업활동의 자유, 명확성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외에도 토론참석자들은 게임과몰입에 대한 학문적, 객관적 논의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질병코드로 등록된 점을 지적했다. 

한편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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