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야말로 OSMU를 위한 킬러콘텐츠…게임업계 적극 도전해야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두어 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스티븐 호킹의 빅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중에서 

창구효과(window effects) 즉, One Source Multi Use(원 소스 멀티유즈)는 하나의 콘텐츠가 창조된 후, 부분적인 기술변화를 거쳐 다른 장르나 산업으로 활용되면서 가치가 증대하는 효과를 뜻한다. 콘텐츠산업의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있다. 초기에는 많은 투자비용이 들지만, 이를 재생산하는 경우에 비용증가는 0에 가까운 반면  수익은 계속 증가하게 된다. 콘텐츠산업이 고수익인 원천적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콘텐츠산업의 클래식과 같은 OSMU공식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알다시피 영화의 OSMU는 극장에서의 흥행을 바탕으로, 일정정도의 유예기간(홀드백·Holdback)을 두고 공중파,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IP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반면에 영화 ‘옥자’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전세계 극장 개봉을 동시에 시도했다. 극장업자들의 거센 반발과 상영거부소동이 있었다. 100년 공식에 도전장을 낸 것이니, 소란은 당연지사다. 헐리우드에서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한 최초상영은 영화가 아니라는 논란마저 이어지고 있다. 

아기상어를 소재로 한 유튜브 동영상인 '핑크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더니 방송, 게임, 공연, 음반 전 분야로 거침없이 진군중이다. 이미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들도 앞다투어 유튜브채널을 개설해 전세계를 대상으로'한 홍보와 서비스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장르가 도맡았던 킬러 콘텐츠 역할이 웹툰, 유튜브와 같은 웹콘텐츠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왜 일까? 무슨 연유일까? 우선 콘텐츠산업이 인터넷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산업의 가치 사슬은 대체적으로 ‘기획-제작-서비스(유통)-소비’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가치 사슬의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되고 초지능 초연결 인터넷 클라우드로 변혁되고 있다. 그에 더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홀로그램과 같은 특이점 기술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상상력과 표현을 제약하는 요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블랙미러:밴더스내치’는 어떠한 프로그램설치도 없이 영화를 재생하는 것 만으로도 스토리진행과 주인공의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 화면에 떠오른 선택지를 클릭만하면 스토리를 관객의 의지대로 이어나가거나, 혹은 망칠 수도 있다. 이전에는 실현불가능했던, 영화인지 게임인지 구분이 안가는 장르융합형 콘텐츠가 제작 서비스되고 있다. 

‘뽀로롯’은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환생한 인공지능로봇이다. 부모, 가족이 아이에게 하고싶은 말을 문자로 입력하면 뽀로로음성으로 말해주는 ‘아바타톡’기능을 가지고 있다. 동화책을 읽어 주고 아이와 대화하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지금은 걸음마단계지만 진화의 끝을 알 수없다.

게임업계는 어떤가. 최근 사례로는 리니지가 단연 눈에 띈다. PC기반의 리니지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를 활용해 모바일게임인 ‘리니지 레볼루션’과 ‘리니지 모바일’로 흥행에 성공했다. N사가 영화, 애니메이션, 웹툰 등 타 장르의 시나리오나 스토리를 개발하기 위한 작가를 선발하고 있는 것도 기존 게임 작품의 OSMU를 위함일 것이다.

사람의 창의적 상상물의 핵(creative core)인 콘텐츠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처럼 데이터와 정보를 거느린 대표적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와 특이점 기술을 활용하여 융복합과 장르파괴가 시도된다. 무엇보다 게임콘텐츠는 새로운 문법의 OSMU를 위한 킬러콘텐츠로 어떤 장르보다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공식과 스토리에 얽매이지 않고 차별화된 세계관 구축이 가능하다. 여러분의 도전과 분발이 기대된다.

[이정현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gp31631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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