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매체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건복지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를 앞두고 게임중독세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곧바로 복지부가 해명보도를 통해 게임중독세를 추진하거나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사건 경과 만을 본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해명 자료를 내기까지 게임업계는 크게 술렁거렸다. 또 일각에서는 해명 보도자료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게임업계의 이런 반응은 이번 해프닝이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너무나 자주 있어왔던 일이다. 각종 강력범죄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는 사례는 숱했다. 게임이 자기 자식을 망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주장도 익숙할 지경이다. 정치권의 반응도 게임에 대해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 같은 경험들이 누적돼 게임중독세가 정말 추진될 것 같다는 반응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부당한 조치라 여겨진다. 만약 누군가 “영화를 자주 보는 것은 정신병의 일환이고 이를 방지하고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화세를 거둬야 한다”고 하면 아무도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큰 반발을 살 것이다.

이는 영화 대신 만화, 소설 등 어떤 문화 콘텐츠를 대입해도 같은 내용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유독 개연성이 높게 여겨진다. 이 같은 모습은 아직까지도 게임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돼 아쉬움을 산다.

게임은 국내 산업에서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 부문이다. 또 음악, 그림, 텍스트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 중 하나이며 때로는 또래와 어울리기 위한 사교수단으로 사용된다. 치료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게임의 순효과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영화, 연극, 소설 등 다른 문화 콘텐츠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가 이뤄지질 않길 바라며, 향후에는 게임중독세라는 말이 나왔을 때 모든 사람들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환경이 되길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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