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ㆍ한빛 등 최근 경영실적 호전…지속발전 위한 노력 결실 맺어

10여년 전만 해도 게임업계는 양극화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10여개 업체들이 선두권을 이루고 20여개 업체가 중간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다. 이를 통해 상호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많은 업체들이 나란히 성장하며 달콤한 열매를 거둔 것이다. 이런 안정적인 구조를 통해 새로운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었고 유저들도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상위 3~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나머지 수십개 업체들이 그 뒤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도태되는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는 장기적으로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을 경직시키고 특정 장르에 편중돼 한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정적인 시장 구조는 삼각형의 피라미드 구조라 하는데 지금의 게임시장은 어찌보면 역삼각형에 가깝다. 기업의 숫자가 아니라 매출규모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적어도 항아리형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위태로울 정도로 가분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있었겠지만 게임시장이 과거의 마니아 중심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품성도 중요하겠지만 입소문을 타고 즐겼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TV광고나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작품을 알리지 않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상황이 됐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어 알리지 못하면 소리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세대 게임업체인 엠게임과 한빛소프트가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최근 좋은 경영실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과거에는 코스닥에 입성하며 10대 게임업체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은 영향력이 많이 약해져 걱정스러웠는데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 끝에 다시 재도약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겠지만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게 된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등 주력 온라인게임의 해외 매출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뤄냈다. 한빛소프트도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엠게임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9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7억원을, 당기순이익도 105% 증가한 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중화권과 북미, 터키 지역에서 고르게 거둔 온라인게임의 해외 매출 때문이다. 특히 ‘열혈강호 온라인’과 ‘나이트 온라인’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한빛소프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94억 4000만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3억 3000만원, 당기순이익 11억 5000만원을 기록하며 각각 흑자전환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52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분기별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이 3분기만에 적자를 벗어났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게임 사업의 매출이 안정적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다각도로 전개 중인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이익 실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던 두 올드보이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그들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그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 것이 아니라 기존 작품을 활용한 재도약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사업다각화가 성과를 거둔다는 것은 게임사업 비중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아쉬움은 있지만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두 업체가 치열하고 냉혹한 시장환경에서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그래야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둥지를 틀고 비전을 향해 나갈 힘을 얻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엠게임과 한빛소프트의 선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신호가 되고 있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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