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4차 산업혁명과 게임(4)가상현실(VR)·증강현실(AR)

VR방 등 오프라인 사업 '후끈'...이통사 5G 대중화에 힘입어 비상 조짐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일찍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던 기술이다. VR과 AR의 경우 산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부문과 적극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가운데 게임의 경우 특히 그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VR·AR 게임시장은 당초 기대감과 달리 더딘 성장 속도를 보였고 대중화 역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5G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이 고도화되면서 VR·AR이 다시 게임시장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VR은 컴퓨터로 만들어 높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인공현실, 사이버공간, 가상세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의학, 항공, 군사 등 각 분야에 도입돼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VR 기법이 적용된 게임의 경우 입체적으로 구성된 화면 속에서 유저가 작품 주인공(신체 일부)으로 등장해 플레이를 펼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같은 VR 기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머리에 장착하는 디바이스(HMD)가 필요하다.

# 중소업체가 초기 수요 주도

국내에서 VR 사업 전개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VR 게임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들로는 와이제이엠게임즈, 드래곤플라이 등이 꼽히고 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VR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VR관련 온∙오프라인의 콘텐츠 개발 및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관계사인 원이멀스, 서울XR스타트업 등을 통해 VR 콘텐츠 개발 및 시장 개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 ‘엔터VR’, ‘브리즈VR’ 등 이 회사와 관련 있는 VR 오프라인 매장 역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VR을 자사 성장 동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스페셜포스’를 활용한 다수의 VR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지난 1월에는 VR e스포츠 체험장 ‘레노버 VR 매직 파크’를 개장한데 이어 1일 ‘VR 매직 파크’ 건국대점을 오픈했다. 당시 이 회사는 VR e스포츠를 앞세워 20~30세대를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또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말 아케이드에 최적화된 실감 VR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케이드 게임과 VR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스코넥이 대표 실감 VR 플랫폼으로 내세운 것은 ‘방탈출 VR’이다.

이 외에도 GPM이 자사가 운영하는 VR 테마파크 ‘몬스터 VR’을 통해 다양한 VR 게임을 서비스하는 한편 산학협력을 펼치는 등 중소 업체를 중심으로 VR 시장 개척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고 규모 있는 중견업체 혹은 대형업체들이 VR 사업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는 ‘포커스온유’ ‘로건’ 등 2개의 VR 게임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또 VR 플랫폼 서비스 ‘스토브VR’역시 출시한 상황이다. 언제든지 VR 시장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에 220억원을 투자하며 VR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GDC 2017’에서 VR 게임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를 선보였다. VR 사업 전개를 위한 기술은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VR뿐만 아니라 AR 역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모든 이미지를 가상으로 제공하는 VR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여기에 VR과 달리 HMD 역시 필요하지 않다. 대중화된 스마트폰만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HMD의 필요 유무로 인해 AR 게임의 경우 실제 외부로 나가서 이동하는 등 더욱 활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AR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나이언틱의 ‘포켓몬 GO’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출시 초반 글로벌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AR 게임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에는 2017년 1월 출시가 이뤄져 론칭 첫날에만 283만명의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 작품을 다운 받았다. 이후 ‘포켓몬 GO’의 뒤를 이을만한 게임 출시가 이뤄지지 않아 관심이 다소 낮아진 상태이나 여전히 충분한 시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 AR ‘포켓몬 GO’로 상품성 입증

여기에 한빛소프트, 엠게임, 네시삼십삼분 등 여러 중소 업체들이 AR 게임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다.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경우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통사·게임업체간 협업 활발 

그러나 이 같은 VR·AR 등의 경우 당초 높은 기대감과 달리 성장성과 대중화 측면에서 낮은 성과를 보인 편이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VR·AR 기술 자체가 게임과 시너지가 그리 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업계 대부분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VR·AR의 경우 게임과 시너지가 큰 것이 사실이나 기존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대중화에 장애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VR·AR 게임 등의 경우 그간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VR·AR 게임의 경우 몰입도가 떨어질 경우 작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상멀미 등 신체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같은 몰입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해상도의 구현과 초저지연 인터넷 환경이 필요한데 기존 4G로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된 5세대 이동통신 기술(5G)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5G를 통해 VR·AR이 기존의 한계를 돌파하고 산업의 규모를 급격히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 역시 VR·AR 게임 등을 5G 핵심 콘텐츠로 여기며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KT는 VR 콘텐츠 개발 업체 앱노리와 협력을 통해 5G 기반 멀티 플레이 게임 ‘VR 스포츠’를 공개했다. ’VR 스포츠‘는 야구·탁구·배드민턴 등 스포츠에 VR 기술을 접목한 게임으로, 전시관에서는 투수와 타자가 함께 즐기는 멀티 플레이 야구 게임을 시연할 수 있었다. 이 중 야구편의 경우 기존 PC 기반의 유선 VR 기기에서만 체험할 수 있던 것을 무선 독립형 VR 기기 기반의 ‘기가(GiGA) 라이브 TV’를 통해 장소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졌었다.
LG유플러스도 MWC 2019 현장에서 5G 통신 게임 특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해치엔터테인먼트와 5G VR 게임 독점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을 통해 양사는 5G 모바일 게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출시와 국제 e스포츠 토너먼트 이벤트를 공동 기획할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올해 해치외 5G VR 게임 출시를 위한 베타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며 안드로이드TV와 연계한 게임 서비스 출시도 적극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앞서 넥슨과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등 온라인게임 3개작 판권(IP) 활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를 활용해 5G 기반 스마트폰 VR 게임을 개발하고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HMD 등 주변 기기 등의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며 점차 대중화되고 있고 다수의 VR 매장 등이 생기며 유저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다. AR 부문의 경우에도 스마트폰만을 통해 기술 체험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기술발전이 이뤄지며 대중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VR·AR 기술 자체가 지속적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사항이다. VR과 AR의 기술 구분을 넘어 혼합현실(MR)이라는 기술 개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MR의 경우 현실 배경에 실제와 가상의 정보를 혼합시켜 제공하는데 게임에 활용될 경우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VR·AR이 본격화 될 경우 게임산업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전망은 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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