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 넥슨 '트라하' ···불과 물 두 진영의 치열한 대결

스킬, 룬 등 수동 전투 재미도 한몫

넥슨은 지난달 18일 모바일 MMORPG ‘트라하’를 선보였다. 출시 전부터 최고 사양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높은 그래픽과 수동 조작이 자동 사냥보다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출시 후 서버가 불안정해질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렸다. 인피티니 클래스 개념과 다양한 스킬 및 룬세팅은 수동 전투 보상과 함께 직접 전투하는 이유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게임은 불을 섬기는 불칸과 물을 섬기는 나이아드 진영의 대립을 배경으로 이뤄졌다. 두 진영은 어떤 이유로 인해 전쟁을 시작했고 끝없는 반목이 계속되는 와중에 게이머는 이 중 한 곳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두 진영 중 불칸의 경우 게임 시작 시 알 수 없는 지역에서 시작하며 튜토리얼처럼 전투에 필요한 간단한 조작을 알려준다. 이때 노아와 촌장을 탈출시키려는 불칸 병사를 도와 나이아드 병사들로부터 도망친다. 하지만 결국 병사들에 잡히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그리핀들이 도착하고 주인공은 극적으로 살아남는다. 나이아드로 시작한다면 도시를 침공한 불칸 병사들을 막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살되는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불칸 대장에게 패배한다. 이 역시 극적으로 살아남은 주인공은 나이나드 지역 어느 마을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두 튜토리얼에서 그리핀을 탑승하고 날아가는 모습, 주민들이 학살되는 현장 등 세세한 연출이 PC MMORPG의 튜토리얼을 경험하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해줬다. 간단한 전투 튜토리얼 후 첫 시작 마을에서 게임을 적응하는 것 또한 모바일이 아닌 PC MMORPG에서 많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고전적 세계관을 색다르게 해석
게임 시작 전에 기본적으로 직업을 고르는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과는 다르게 ‘트라하’는 인피티니 클래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게임 시작 전 고르는 것은 직업이 아닌 여성 또는 남성의 체형이다. 성별에 따라 작은 체형과 보통 체형으로 나뉘어 총 4가지 유형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체형에 따라 세 가지의 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인피티니 클래스 개념이다. 즉 하나의 체형은 세 개의 직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무기는 총, 대검, 쌍검, 활, 방패, 너클, 지팡이 6가지가 있다.

트라하는 수동 전투에 경험치 추가 획득을 부여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수동 전투의 재미를 선사했다. 스킬 분류는 크게 액티브와 패시브가 있다. 액티브 스킬 중에선 기본적으로 누르면 발동하는 액티브 스킬과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사용되거나 더 강력하게 사용 가능한 차지 스킬, 홀드 스킬, 타이밍 스킬 등이 있다. 차지 스킬은 오래 누르고 있을수록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스킬로 최대 피해량을 주기 위해선 스킬 사용 시 나타나는 게이지를 모두 채우고 발동시켜야 한다. 홀드 스킬의 경우 연타하는 스킬이다. 스킬에 따라 정해진 횟수만큼 연타하면 더 많은 공격을 가할 수 있다. 타이밍 스킬은 사용 시 게이지가 나타나고 특정 위치에 표식이 보인다. 자동으로 이동하는 포인트를 해당 위치에 닿는 순간 스킬을 다시 누르면 ‘엑설런트’라는 간략한 효과와 함께 기본 피해량에 추가 피해량이 추가된다. 이런 스킬 효과와 함께 스킬마다 룬 효과를 추가할 수 있다. 룬에 따라 관통력을 증가시킬지 치명타 확률을 올릴지 정하는 단순한 효과에서 한명에게 집중할지 범위를 넓혀 더 많은 대상을 공격할지 선택하는 것까지 다양한 룬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스킬을 구성하고 룬을 결정하는 것에 따라 캐릭터의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 기술 조합하며 파괴력 업
룬 시스템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활에 있는 스킬 중 저격이라는 스킬이 있다. 이 스킬은 기본적으로 대상을 저격하는 단일 타이밍 스킬이다. 여기에 냉정과 파동이라는 룬을 맞출 수 있다. 냉정은 스킬로 치명타 피해를 줄 때마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감소하는 룬이다. 1레벨에 치명타 1회당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0.55초 감소며 룬 레벨을 올릴수록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 룬을 사용하면 치명타가 높을 경우 빠른 스킬 재사용으로 강력한 피해를 누적시킬 수 있다. 이에 반해 파동이라는 룬을 사용하면 단일 대상을 공격하고 적중 시 뒤로 부채꼴 모양의 광역 공격을 하는 스킬이다. 저격 스킬의 피해량 증가와 부채꼴 모양의 광역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요소 때문에 냉정 룬보다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적합하다. 또 레벨을 올릴 때마다 피해량 공격력이 증가해 연속 공격보다는 한 번에 다수의 적에게 강한 피해를 주는 스킬로 적합하다. 즉 단순히 단일 대상에게 강력한 공격을 주는 저격이라는 스킬이 두 룬을 통해 전혀 다른 유형의 스킬로 변하는 것이다. 냉정을 통해 짧은 재사용 대기시간으로 강력한 누적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파동을 통해 강력한 한방 피해를 다수에게 주는 스킬이 될 수 있다.

스킬과 룬의 조합이라는 개념은 물론 완전 새로운 요소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게임 중 디아블로3가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디아블로3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인 캐릭터 세팅 방법에 따라 완전 색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트라하’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한두 가지 스킬을 골라서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스킬에 존재하는 룬을 통해 각 룬의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해 자신만의 스킬을 구성하다 보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디아블로3가 그랬듯이 효율성 측면에서 효율이 가장 좋은 세팅이 주로 메인 세팅이 될 것이지만 ‘트라하’는 몬스터 사냥뿐만 아니라 던전, 투기장, 필드 보스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이 세팅 방식도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스킬 세팅에 또 다른 고려 요소는 바로 경험치 획득에 있다. 차지 스킬, 홀드 스킬과 같은 특정 스킬에 붙어 있는 전투 보너스는 경우에 따라 3배 이상의 보너스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만큼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전투 보너스가 있는 모든 스킬을 한 번에 쓸 수 없는 만큼 효율적인 스킬 구성을 위해 스킬과 룬을 잘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스킬과 룬은 레벨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금되며 스킬 창에서 해당 스킬의 효과와 능력치를 알 수 있다. 메인 화면 우측 상단 칼 모양 버튼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분쟁지역 찾아가 레벨 높여
‘트라하’는 앞서 언급했듯이 불칸과 나이아드 두 가지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 몇몇 스킬이나 시작 지역, 입장 가능한 지역 일부가 다른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분쟁 지역과 전장 콘텐츠를 통해 각 진영의 이득을 위한 전투가 펼쳐진다.

분쟁지역의 경우 이곳에서 적을 처치하면 공훈 점수를 획득한다. 분쟁 지역 외에 전장콘텐츠와 특정 아이템을 제작 후 납품하는 군수납품으로도 공훈 점수를 모을 수 있다. 공훈 점수는 획득한 양에 따라 공훈 훈장과 다이아몬드를 얻는다. 공훈 훈장은 진영 상점에서 다양한 영웅 장비와 소모품을 구매할 때 사용된다.

가장 자연스럽게 공훈점수를 모을 수 있는 분쟁 지역에선 상대 진영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이를 처치하면 일정량의 공훈 점수를 얻게 된다. 한 명을 연속적으로 처치하면 획득하는 공훈 점수의 양이 줄어든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비록 분쟁 지역이긴 하나 한 명의 유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비매너 행위를 방지하고 다양한 유저와 전투를 벌이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보인다. 이외 전투를 통해 공훈 점수를 모을 수 있는 전장은 공훈 점수와 함께 공훈 훈장도 주어진다. 전장은 메인 필드 외 별도의 전장에서 이뤄지는 12대 12 대전이다. NPC인 적 지휘관을 처치하거나 상대 유저를 100명 처치하는 것이 목표다. 대전 중에는 무제한 부활이 가능하다. 전장 맵에는 여러 공격 방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곳으로 공격 혹은 방어를 할 것인지 선택이 가능하다. 개인별 보상 외에 진영 보상도 존재한다. 매 월말 한 달 동안의 전장 승리 횟수에 따라 진영의 우세가 결정되고 우세에 진영은 공훈 점수에 따른 보상이 달라진다.

전투가 부담된다면 군수납품을 통한 공훈 점수와 공훈 훈장 모으기가 가능하다. 메인 화면 우측 상단 목록 리스트 중 진영 아이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군수납품은 공예, 요리, 대장 등 생활 레벨에 따라 가능한 납품이 구분된다. 납품 의뢰는 하루 15회로 제한돼있으며 보상은 각 납품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MMORPG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다양한 콘텐츠이다. ‘트라하’는 앞서 언급한 여러 요소와 콘텐츠 외에도 투기장, 던전, 필드보스 등 PVP와 PVE 콘텐츠가 존재한다. 또 무기 특성과 전문기술 특성을 통해 성장 요소의 세분화도 돼 있다. 이외 정령카드 같은 깨알 재미 요소와 경매장, 길드 등의 ‘MMO’ 요소도 있다.

던전과 필드보스에선 흔히 말하는 ‘재탕’인 몬스터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다양한 몬스터가 존재한다. 각 몬스터마다 요구 레벨과 전투력이 다르며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이 두 콘텐츠 모두 메인 화면 우측 상단 목록 리스트에서 해당 명칭의 아이콘을 누르면 입장할 수 있다.

경매장은 유저들끼리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장소다. 몇몇 모바일 게임에서 선보인 경매장은 현금을 통해 획득 가능한 재화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트라하는 게임 내 재화로 이용할 수 있다. 입찰 가격과 즉시 구매가, 판매와 거래 내역까지 자세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MMORPG에서 필수이자 가장 예민한 요소 중 하나인 경제 부분은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많은 게임들이 점점 더 단순하고 편리하고 자동화된 시스템을 추구해간다. 하지만 ‘트라하’는 조금 달랐다. ‘약간의 불편함’이 게이머가 게임을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요소란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많이 혹평받는 경제 체재와 과금 요소 또한 취향이 갈리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호평받고 있는 상태다. 지금의 탄탄한 구성은 MMORPG가 유저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며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장르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게임이라 볼 수 있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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