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코드 지정 논의를 위한 국제 회의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WHO는 이달 20일부터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게임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WHO 본회의에 오른 안건들이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게임질병 코드 도입 여부는 한층 그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본회 안건이라고 해서 모든 안건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의 수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게임산업 보호책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게임 전문가들은 WHO의 게임 질병 코드 지정 움직임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게임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새로운 기류들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를 주장하고 있는 중국 당국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떨쳐 버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른바 '일대일로' 정책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경제 대국들과는 마찰을 빚고 있는 반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 후진국들로부터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어젠다의 필요성을 절감한 중국 측에서 경제 분야에서 문화 영역으로 전선을 확대해  움켜쥔 것이 게임이란 것이다.

게임은 마치 야구처럼 종주국이라고 하면 미국을 떠올리듯, 미국과 일본이 최대 강국이다. 중국은 과거 국제 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저작권 문제로 미국 일본과 마찰을 빚자 미 가입국으로 남아 있기도 했다. 또 한 때는 야구 종목을 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스포츠라며 이를 권장하지 않았다. 때마침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이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이라며 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시점과 WHO의 발빠른 대응도 그 시점 이후부터였다는 점도 그렇다.  

아니길 바라지만, 이 것이 한 열강대국의 세 확장을 위한 프레임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대단히 우려스럽고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그러나 늘 그래 왔듯이,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열강들의 힘겨루기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게 달라지고 변해져 왔는가.

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하긴보섬은 게임에 대해 인류의 새로운 문화 창출 놀이라고 명명하며,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장르 출현에 자긍심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그러면서 게임이란 장르를 기꺼히 인류에게 선사하겠다며 자신의 게임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로 잉태된 게임이 지금 알 수 없는 배경으로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게임질병코드 도입여부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UN의 산하기구에 대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은 여전히 이에 대해 말이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일본 업계는 반대 입장을, 중국은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대한민국 등 게임강국들이 먼저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WHO의 찬반 여부는 그 다음의 문제다. 우리는 이번 WHO의 게임질병코드 도입 지정안에 대해 매우 정치적이며, 정략적 판단에 의한 소산물이라고 판단,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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