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오프로드 바이크로 탐험...프레임 저하 현상 등 최적화 아쉬워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안도 테츠야, SIEK)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PS)4 전용 ‘데이즈 곤’ 한글판을 발매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 전염병 창궐 2년 후 세상을 무대로 펼쳐지는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생존을 위해 잔혹한 현실에서 몸부림치는 현상금 사냥꾼 디컨 세인트 존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언리얼 엔진4를 통해 좀비 소재의 아포칼립스 오픈월드가 구현됐다. 드리프터 바이크를 타고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광활하고 험난한 고지대 사막 지역을 탐험할 수 있다.

오픈월드 게임은 방대한 세계를 모험하는 과정에서 이동수단이 필수적이다. ‘GTA’ 시리즈의 차량 절도를 비롯해 야생에서의 동물을 길들이는 방식으로 탈것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데이즈 곤’은 이 같은 이동수단으로 바이크가 사용된다. 바이크는 연료를 고려해 주행하도록 설계됐으며 기름이 모두 떨어질 경우 주변의 기름통을 찾아 급유하는 요소도 구현됐다.

연료뿐만 아니라 고철을 모아 충돌로 피해를 입은 바이크를 임시 수리할 수도 있다. 이는 생존 위기 속 자급자족하는 작품 세계관의 몰입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크는 성능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탄약 보관, 외형 변경 등이 가능해 수집 및 성장 콘텐츠 역할도 한다.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이동수단인 만큼 애정을 갖고 성취감을 높여가도록 구성됐다는 것.

오픈월드 게임에서의 이동은 방대한 세계를 즐기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자칫 장거리에 따른 지루함 및 괴로움을 유발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데이즈 곤’에서는 고지대의 오프로드 배경이 바이크 주행의 긴장감을 더하며 이동과정에서의 완급조절을 하고 있다.

‘워킹데드’ 등 좀비 및 감염자가 창궐한 세계를 다룬 콘텐츠로 대중의 인기를 얻은 사례는 적지 않은 편이다. 앞서 발매된 PS 플랫폼 독점작 중에서는 ‘라스트 오브 어스’가 대표작으로 꼽히며 비교가 되고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가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연상되는 구도라면 ‘데이즈 곤’은 주인공 디컨과 그의 친구 ‘부저’와의 브로맨스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디컨은 칼에 찔린 아내와 함께 탈출하려다가 다리가 다친 ‘부저’를 발견하고는 그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구호헬기에 타지 않고 아내를 떠나보낸다. 이 같은 프롤로그 연출 이후 2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 디컨과 부저가 생존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으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그 뒤로 이어지는 초반 진행 과정에서도 적의 습격으로부터 부저를 지키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 전개된다. 아내의 흔적을 찾아가기 위해 무모하게 위험에 뛰어드는 디컨과 이를 걱정하는 부저가 이 작품의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이 작품의 때깔과 맛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남자는 욕설을 주고받으면서도 다친 몸으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사이다. 또 바이크, 수염, 문신 등으로 묘사되는 주요 인물들의 모습은 ‘터프가이’ ‘마초’ 등의 스테레오 타입을 연상시키는 편이다.

때문에 이 같은 소재에 대한 유저의 관점도 이 작품의 경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의 매력을 좌우함에 따라 작품 전체에 대한 몰입감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서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는 안전거처 및 피난처를 중심으로 세력을 이끄는 리더와의 협상이나 대립이 주요 갈등 요소로 구현되곤 한다. ‘데이즈 곤’ 역시 이 같은 거점(캠프)들과의 관계를 쌓아가도록 구성됐다.

이 작품은 각 거점 리더들이 제안하는 의뢰(퀘스트)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줄기를 뻗어나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거점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 유저가 선택하도록 하는 요소도 마련됐다.

의뢰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투 및 채집을 통해 획득한 것들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각 거점별 신뢰도가 쌓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신뢰 레벨을 올리면 해당 거점에서 새로운 물건을 구매할 수 있거나 바이크를 개조할 수 있게 되는 등의 혜택을 얻게 된다.

최근 등장한 오픈월드 게임은 임무 진행 시 탐색 과정에 대한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위쳐’ 시리즈의 위쳐 센서나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매(독수리)의 눈, ‘호라이즌 제로 던’의 포커스 등 통상의 시야와는 다른 연출을 통해 숨겨진 요소를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데이즈 곤’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이 구현됐으나 앞서 작품들과 비교하면 배경설명이나 개연성이 부족해 이 작품만의 매력을 살리진 못한 편이다.

이 작품의 전투는 잠입 액션의 비중이 적지 않은 편이다. 적의 시야를 피해 접근한 뒤 단숨에 처치하는 방법의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강력한 적에 대한 일대일 공략보다는 포진한 다수의 적들로부터 주의를 끌지 않고 어떻게 하나씩 처치해나갈지를 고민하게 되는 편이다.

초반 진행 과정에서 적의 패턴이 지나치게 획일화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생존자와의 총격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한 개체의 ‘프리커(괴물)’를 반복해서 상대하게 되기 때문에서다.

대신 수십마리 단위의 떼로 몰려오는 괴물로부터 생존하는 구성이 긴장감을 더한다고 할 수 있다. 근접전으로 상대할 엄두가 안나는 규모의 적들로부터 은폐하거나 도주하는 과정을 고민하도록 구성됐다.

일각에선 프레임 저하 현상이 눈에 띄기도 한다는 점에서 최적화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발매 이후 수차례의 패치를 공개하는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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