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협회 등 WHO에 반대 입장 전달…토론회 개최도 잦아

사진 = 지난달 19일 열린 ‘게임, 커뮤니케이션으로 읽기’ 세미나 현장사진

이달 세계보건기구(WHO)가 총회를 통해 게임과몰입의 질병코드 분류를 논의한다. 이를 막기 위해 국내에서도 게임업계는 물론 정치권, 학계 등 다양한 부문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WHO의 게임과몰입 질병코드 분류를 막기 위한 국내의 대응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반대의견 전달과 새로운 단체 구성, 토론회 등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달 29일 WHO ICD-11 의견 수렴 사이트를 통해 게임과몰입 질병 코드 신설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협회는 반대의견을 통해 게임이용장애(과몰입)를 규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한 점을 문제로 제기했으며 게임이 사회적 의무 회피에 악용될 것으로 설명했다.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게임이용장애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업계 만의 의견이 아닌 정부 차원의 반대 의견이 전달된 것이다. 문화부와 한콘진이 전달한 의견서에는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조사 1~5년도 연구’ 보고서를 통해 게임 과몰입에 대한 과학적인 종합관계가 규명됐다. 특히 게임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문화부는 민관 공조를 통해 게임과몰입 질병코드화를 반대하고 이를 통해 극단적인 산업 규제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크게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질병 반대가 힘을 얻을 것이며 설사 지정된다 하더라도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악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회 역시 활발하다. 지난달 19일 ‘게임, 커뮤니케이션으로 읽기’에 이어 29일 ‘태그톡, 게임장애 원인인가 결과인가’ 등 다양한 행사 및 토론회가 열리며 게임장애의 질병 코드 분류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것. 또 25일 ‘넥슨개발자컨퍼선스(NDC)’ 강연에서도 청소년기 게임 과몰입 원인은 게임이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등이라는 내용이 발표됐다. 학계에서도 게임질병 분류에 이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 한국 게임과 문화 관련 협·단체들이 게임질병분류를 반대하기 위한 공동대책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에는 43개 조직이 참여 중이며 그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위원회가 게임 유저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인권 단체에도 동참을 요청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발족된 위원회의 경우 과거 대책위들과 달리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 협단체들이 참여해 더욱 주목 받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과몰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산업 전반의 막대한 손실은 물론 게임산업 종사들의 사기저하, 이를 근거로 한 새로운 규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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