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커뮤니케이션으로 읽기’ 세미나 성료…게임 중독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 이어져

19일 이화여대 신세계관에서 ‘게임, 커뮤니케이션으로 읽기’ 세미나가 진행됐다.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게임과 중독 및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발제를 하고 이후 토론이 이어졌다.

첫 발제를 시작한 이화여대 임소혜 교수는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접근한 내용을 발표했다. 임 교수는 "시간을 통제하는 통제적 중재를 할 경우 이용 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지만 아이와 게임에 대해 대화하거나 아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알아보는 적극적 중재를 하면 게임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는 부모가 게임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고 아이가 또래와 형성된 문화를 알고 있어야 게임의 부정적 효과를 낮출 수 있음을 의미했다.

서원대 김호경 교수는 ‘게임의 몰입도에 대한 효과는 불치병인 사람이 정상적인 행동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외향적으로 멋진 아바타를 조정하는 이용자는 좀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자료로 게임 중독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공했다.

중앙대 유홍식 교수는 점차 성장해가는 게임 산업에 대한 지표와 함께 게임 산업이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의 장시간 게임 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그동안의 중독 기준에 상반되는 현상인 셈이다. 또한 VR 산업을 언급하며 앞으로 VR 산업이 게임 산업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대구가톨릭대 박근서 교수는 게임 중독과 관련해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게임 중독의 일련의 이슈들은 과거 18, 19세기 대량 생산 시스템의 발전으로 ‘책’이 보급 됐던 때와 동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교수는 그 당시 소설이 보급되던 시절 엘리트 집단은 대량 보급으로 발생하는 대중문화는 사회를 무너트릴 것이라 경고하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엘리트 집단이 문화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를 보수적으로 접근해 이에 대한 행위자와 관찰자를 구분함으로써 대중문화를 수준 낮은 문화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때도 대중문화를 마약으로 비유하며 성찰성 없는 존재로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는 성찰적이고 주도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대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게임이 게임 자체로 문제시되는 것은 게임에 작용하는 문화 권력의 정치에 말려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발제가 끝나고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은 발제자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강경식 게임 본부장, 윤태진 교수, 이숙정 교수, 유현재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먼저 연세대 윤태진 교수는 “게임은 상수다. 누가 TV나 소설에 순기능이나 역기능을 논하나, 이미 게임은 우리 옆에 있다”며 “새로운 건 항상 있었고 신문도 뉴미디어인 적이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보수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하며 게임 중독 이슈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게임에 대한 비판하는 논문을 보면 99%도 아니라 100%가 ‘게임’이라는 보통명사를 사용했다. 누구도 텔레비전을 논할 때 뉴스와 드라마를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보다 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연구하는 나라는 중국뿐이고 논문 편수는 한국이 제일 많았다. 논문 편향성에 있어서 한국은 심각하다. 한국이 89%의 편향성을 보였고 중국이 90%, 세계적으로 68%의 편향성이 나타났다.”고 말해 게임 논문의 객관적 관점을 강조했다.

게임 중독 질병 코드와 관련해 교수는 “분명 게임 중독은 존재하지만 게임 중독을 나누는 척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고 상대평가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임 중독 기준은 조사에 따라 그 비율이 심하다. 어떤 병도 이러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게임 중독 질병 등록에 대해 비판했다.

중앙대 이숙정 교수는 “게임 중독 문제에 있어 ‘중독’이라는 단어에 너무 몰입된 것 같다. 게임 문화에 있어 부모는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게임으로 또래와 ‘어떤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그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며 “물리적인 중재가 아닌 소통을 기반으로 한 중재가 이뤄져야 한다”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본래 예정된 오후 4:30을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열정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박근석 교수는 “99년 처음 게임 관련 발표 이후 계속 방어적인 입장에서 말하게 된다. 게임에 대한 토론이 중독과 같은 내용에 대한 공격과 방어가 아닌 게임 자체의 발전을 위한 토론과 담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게임에 대한 발전적인 토론은 희망했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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