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지역 게임산업 '꿈틀'

광주·전남 호남권 '지투 페스타' 팡파르…충북지역에 글로벌게임센터 개소

게임은 굴뚝 없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벤처 창업 생태계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앞서 온라인게임 전성기를 이끌며 성장한 업체들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 시대와 맞물려 성공 사례들이 나타나며 업계의 기여도는 점차 커져가게 됐다.

이와 맞물려 지역자치단체들도 게임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해외 수출 항로 개척 사례를 만들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또 지역 기반의 게임 업체를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축제 및 전시회 등을 통한 관광 유치 수단으로써 게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게임 업체들은 대부분 서울 및 판교에 위치하고 있다. 또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비롯해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이 판교로 이전한 결과, 전체 게임 업계 매출의 지역 비중도 뒤바뀌게 됐다.

경기도에 이어 부산시가 지스타 유치를 비롯해 게임 산업 육성에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그 외 지역에서도 점차 게임 업체 지원 및 수출 사례 발굴에 힘쓰면서 전국 곳곳에서 게임 업계 소식이 들려오게 될 전망이다.

# VR 등 개발 역량 과시

최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호남권 게임 전시회 제2회 지투페스타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진흥원이 지원하는 지역 게임 업체 10개의 콘텐츠를 소개했다.

사흘간 열린 지투페스타는 1만 3489명, 일평균 4500여명 참관객을 모으며 지역 게임 전시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지난해 첫 개최 이후 올해 두 번째 행사로 명맥을 이어갔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지투페스타에서 전남 기업은 가상현실(VR) 게임 및 어트랙션을 비롯해 아케이드 게임(오락실형 게임) 등 총 13개 체감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어린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를 앞세워 자녀와 동행한 가족 단위 참관객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것.

미래야놀자는 VR 어트랙션 엑스토네이도 기반의 해저 탐험 콘텐츠 서브마린을 시연했다. 엑스토네이도는 상하좌우 360도로 움직이는 회전형 라이더로 바닷속 탐사부터 바다괴물을 피한 탈출까지 다양한 콘텐츠에 현실감을 부여해 체험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키나게임즈는 주력 콘텐츠 큐비언즈 시리즈의 최신작 큐비언즈 컴바인 VR을 선보였다.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블록 장난감 형태의 복셀 그래픽을 내세워 폭넓은 유저층의 시선을 끌었다.

최근 막을 내린 '전남·광주 글로벌 게임센터 비즈&쇼케이스' 현장 전경

# 관광객 유치 사례 늘어

유오케이는 전남의 관광 명소인 곡성 기차마을에 도깨비와의 한판 경주 스토리를 접목한 레일바이크 어트랙션 VR 레이싱을 공개했다.

이밖에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하늘을 나는 수레 비차(飛車)를 시뮬레이터로 구현해 낸 핑고소프트의 시간여행자의 비차, 로봇 형태의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적과 결투를 치루거나 PvP 대전을 벌이는 티어나인의 기간테스 밸리 등의 VR 어트랙션도 전시됐다.

전남 지역의 랜드마크를 게임적인 요소로 활용한 콘텐츠들도 시선을 모았다. 밸류웍스커뮤니케이션즈는 한국전력공사 나주본사 배경의 아케이드 슈팅 게임 블랙 베레를 소개했다. 캡틴스는 목포를 비롯한 전남 앞바다 4곳과 영산강 8경을 배경으로 민물·바다낚시를 즐기는 VR 게임 판타피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역 게임 축제 중에서는 대구에서 열리는 e-펀이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열린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 e-펀 2018은 이틀 간 5만 여명의 관람객이 운집해 역대 최대 관객을 돌파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구 지역 게임업체들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지역게임 체험존을 통해 엔젤게임즈의 로드 오브 다이스를 비롯해 데빌스 북 냥냥스티치 라인업파이터 등이 전시됐다.

또 신설된 라이징게임 체험존에서는 커먼게임즈의 봉 봉, 스튜디오휠 인생게임, 히트게임즈 히트게임 등 개발 초기 단계의 게임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 지역 내 스타트업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평을 얻었다.

지역 대표 개발업체인 라온엔터테인먼트의 테일즈런너를 통해 게임 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게임영상콘서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밖에 VR·AR 콘텐츠를 접목한 미션을 오프라인에서 수행하는 도심 RPG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는 것.

주최 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게임의 순기능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연구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 문화 격차 해소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또 게임을 활용한 지역 명소 관광객 유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주군과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모바일게임 킹스로드: 성주를 지켜라를 선보였다. 킹스로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역 특화 사업으로 개발됐으며 세종대왕자태실을 비롯해 성주의 명소를 배경으로 구성된 디펜스 장르 게임이다. 가야산 수호정령 12지신을 소환,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성주군은 성주체육관에서 오프라인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등 게임과 연계된 관광 활성화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100명이 동시에 위치기반 시스템을 활용해 히든 스테이지에 접속해 경쟁하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시는 모바일 앱 나온나를 통한 관광지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용지호수공원 등 12개 명소에서 모바일 앱의 AR을 활용해 창원시 캐릭터 피우미를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성주군과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모바일게임 '킹스로드 : 성주'를 선보였다.

# 해외 수출 성과 가시화

이 같은 게임 전시회뿐만 아니라 수출 상담회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대형 업체들과 비견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경쟁력을 발휘하는 강소업체들의 발굴이 계속되는 추세이기 때문에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전남정보산업진흥원은 최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전남·광주 글로벌게임센터 비즈&쇼케이스에서 73건, 2442만 달러(한화 약 276억원)의 상담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광주진흥원과 전남진흥원이 지원하는 업체 11개, 9개가 각각 참가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외 퍼블리셔 및 바이어, 벤처캐피탈(VC) 등을 대상으로 19개 모바일 및 VR 게임을 비롯해 QA 및 현지화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광주진흥원 지원 업체 와이즈빌은 VR 리듬게임 드롭 더 비트 VR을 통해 중국 VR 디바이스 제조업체 DPVR로부터 자사 헤드셋 사용 제안을 받았다. 와이즈빌은 이에따라 DPVR 한국지사와 협의를 통해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지역의 VR 어트랙션 개발 및 렌탈 업체 미래야놀자는 현재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동호전자와 렌탈 영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양사가 보유 중인 VR 어트랙션을 상호 공유키로 했다.

지난해 말 충북글로벌게임센터가 개소하는 등 지역 게임업체 육성 및 해외 수출 지원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2층에 위치한 충북글로벌게임센터는 입주 공간 9개실에 9개 업체가 입주했다. 입주 업체 중 하나인 '딜리셔스 게임즈'는 이미 인도 시장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화부는 또 현재 9개인 지역 글로벌게임센터를 하나 더 추가 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센터는 충남 아산 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게임 업계의 규모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짐에 따라 지역 기반 업체들의 생존 위기도 커져갈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강소 업체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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