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풀HD 해상도로 탈바꿈하고 자동 전투 기능을 도입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리니지 리마스터’에 대한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첫날 수천명의 대기열이 발생하는 등 유저 쏠림 현상을 겪기도 했다. PC 점유율 순위도 탄력을 받으며 9위를 기록, 톱10위 재진입에 성공했다.

서비스 기간이 20년이 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최신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는 평이다. 이 작품이 1세대 온라인게임이자 국산 MMORPG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이번 ‘리마스터’를 통한 재도약 역시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국산 게임 중 20년 이상 명맥을 이어가는 사례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과거의 추억으로 연명하는 게 아닌 위상을 더해가는 IP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리니지’의 20년이 짧지는 않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슈퍼마리오’ 역사는 40년을 넘어섰고 2017년 등장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가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 외 최근 등장한 파생 작품들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서다.

그렇다고 단순히 길고 짧은 것을 비교하며 ‘리니지’를 깎아내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리니지’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리니지’는 20년간 3조 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리니지’를 활용해 모바일로 선보인 ‘리니지M’은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2조원대 누적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흥행세와는 별개로,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리니지’에 대해 부정적인 평을 내리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리니지’가 이번의 ‘리마스터’와 같이 변화를 거듭하고 ‘리니지M’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명맥을 이어간다면 이 같은 시선까지 바꾸지 않겠냐는 것이다.

고전 소설이 당시에는 지나치게 통속적인 것으로 금기시됐으나 시간이 흘러 문학으로 평가되듯, ‘리니지’도 명맥을 이어갈수록 고전으로 가치를 더하고 재해석되는 IP가 될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엔씨소프트가 이 같이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리니지’의 미래를 그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니지'의 시장 선도 사례가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결국은 우리 게임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까지 기대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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