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가맹·협회 아카데미 등 집중...수익사업 통해 재정 자립 제고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취임한지도 3개월이 흘렀다. 김 회장은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기자단 인터뷰를 갖고 올해 주요 사업 방향에 대해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주요 사업 방향으로 선수등록제, 대한체육회 가맹, 협회 아카데미 등을 내세웠다. 프로 연맹체에 가까운 현재의 협회를 e스포츠 전반을 받아들이는 구조로 변화시켜가는 것은 물론 재정 자립도를 제고할 방안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e스포츠의 활성화 및 협회의 역할 등 근본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왔다”면서 “올해는 협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협회의 주요 사업 계획 중 첫 번째로 제시된 것은 선수등록제도다. 모든 스포츠 기구의 가장 기본적인 제도로, 선수들이 어떤 혜택을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김 회장은 밝혔다.

특히 협회 등록선수들을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프로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까지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가대표 선발, 세제혜택, 프로팀 입단 등을 협회 등록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은퇴 후 진로지원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선수의 이력 및 데이터 등을 가치화하며 협회만의 자산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주요 계획으로는 대한체육회 가맹 기준 충족이다. 현재 대전, 경남, 부산, 전남 4개 시도의 가맹이 완료됨에 따라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가맹 기준인 3개 시도체육회 가맹을 충족한 상황으로,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가맹 신청을 할 예정이다.

그는 또 “광주, 강원 등의 지자체들이 추가적인 설립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9개 시도체육회 가맹을 서둘러 대한체육회 준회원 지위 획득을 하는 게 내년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e스포츠 전반에 필요한 산업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아카데미 사업도 추진한다. 민간 아카데미는 e스포츠 선수에 집중하는 반면 협회는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역할을 해나간다는 것. 특히 선수 외 심판, 지도자, 방송인력 등의 양성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든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또 이 같은 3개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방향을 설정했으며 총회에서도 모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는 주요 사업뿐만 아니라 협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장이나 회원사에서 지원하는 회비에만 의지해서는 협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때문에 협회 재정 자립도를 높여갈 수 있는 여러 수익사업을 준비해나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협회는 외부적 자문에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무료로 자문을 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외 또는 국내에서 e스포츠 컨설팅 등의 자문 요청이 있을 때 이에 대한 수수료를 책정해 수익화 함으로써 기본적인 협회 사무국 운영 재정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해외 협회 및 프로팀들과의 부트캠프 사업도 추진 중이다. 최소한 협회 운영 경상비를 충족하는 정도의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온라인 매치업 플랫폼을 만드는 파트너십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먼저 선도적으로 활용한 후 협회와 우호관계가 형성된 해외 협단체로 이를 확대해 함으로써 수익화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선수들의 이력관리와 경기결과 데이터 등을 보다 쉽게 축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대회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일각에선 각 종목별 연맹체 형태로도 협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등 협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에따라 더 많은 종목을 아우르며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준비하고 정책입안도 할 수 있는 기관이 과연 협회 외에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자문해왔다.

판권(IP) 홀더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협회만의 역할이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한 이 같은 역할 정리가 협회와 IP 홀더 둘 사이뿐만 아니라 정부와 e스포츠 국제기구 등 다양한 역할자들과의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협회는 여러 이해관계 사이에서 조율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진입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글로벌 지형이 형성됨에 따라 IP 홀더들이 할 수 없는 협회의 역할이 분명히 따로 있다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바스 바흐 위원장이 e스포츠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IOC 내에서 전체적인 이해를 구하는 과정에 나서온 이야기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

김 회장은 “유승민 IOC 위원과 만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다만 전통 스포츠가 몇 십 년 간 만들어낸 규칙과 구조를 e스포츠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는 e스포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미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한 e스포츠 경기장 및 타운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종 종목 선정이 대회 개최 2년 전에 이뤄지기에 내년 가을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협회는 이에따라 우선 아시아에서 우호관계가 형성된 국가들과 국가대항전 및 교류를 확대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협회 차원이 아닌 각국 국가체육회(NOC)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 대한체육회 가맹을 이루고 하반기에 한중전, 한일전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한중일 등 동아시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국가들과의 국가대항전을 준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IeSF)이 아직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정식 가맹 단체가 아니어서 e스포츠의 올림픽 선정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IOC에서 주관하는 e스포츠 리에종 그룹에서 IeSF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올해 GIASF 가맹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개선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난해 열린 대통령배 KeG 전국 결선 전경.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는 아시아연맹(AESF)과 교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시아연맹에는 현재 아시아 28개 회원국 협회가 가맹돼 있고 한국은 동아시아 이사국(EB 멤버)으로, 향후 아시안게임 e스포츠 세부종목 선정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라는 것.

또 이를 통해 국산 e스포츠 종목화 등에 협회가 역할을 해나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특히 아시아 회원국들과의 국제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우호적인 관계 형성 등 글로벌 스포츠 외교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게임 중장기 발전계획에 e스포츠 관련 정책이 지속적, 단계적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 소통 중에 있다“면서 ”과거 영상음반과에서 게임과가 분리돼 정부 지원이 이뤄진 것처럼 e스포츠 전담과(부서)가 만들어 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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