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홍 전남과학대 교수

안태홍 전남과학대학교 게임제작과 교수

”지방자치단체나 관공서를 상대로 기능성게임의 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은 수많은 절차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당뇨 관리 기능성게임 ‘롤리 폴리 160’은 첫 도전 사례로, 보급처를 늘려가며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태홍 전남과학대학교 게임제작과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한국게임학회 산하 기능성게임연구회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당뇨관리를 위한 기능성게임 ‘롤리 폴리 160’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광주 지역 보건소 등 관공서를 상대로 기능성게임을 제공하는 사업화 과정을 공유하기도 했다.

‘롤리 폴리 160’은 기존 식이교육용 콘텐츠에 기능성게임을 접목해 개발한 당뇨 자가관리 앱이다. 카드 및 퀴즈, 터치 게임을 당뇨 교육에 활용해 환자들의 효율적인 당뇨관리 실천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그는 1000여개가 넘는 음식의 칼로리, 영양소 등을 입력했으며 이를 통해 식단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공복 및 식후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건강 상태 문진표를 작성하게 했다는 것.

또 당뇨병 환자 129명을 대상으로 이 앱에 대한 사용실험을 진행한 결과, 당화혈색소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당뇨병 관련 지식이 향상됐음을 확인했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탈락률이 40%에 이르는 동종 앱들과 달리 이 앱은 82.2%에 달하는 계속 사용률을 기록해 장기 환자들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환자의 문진 데이터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측면을 고려해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별, 나이 등의 세부적인 내용을 엑셀 문서와 같이 정해진 규격으로 뽑아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관에 기능성게임을 보급하고 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은 첫 도전 사례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됐다는 것.

우선 각각의 부서나 담당자별로 요구하는 보안 및 기능 검증을 통과해야 했다. 관에서 책정한 기준을 비롯해 세세한 항목들에 부합할 수 있도록 앱을 개선한 뒤 다시 심사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이 같이 관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도입하고 최적화 과정이 계속 반복됨에 따라 개발 기간이 늘어나게 됐다. 이는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적 측면에서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는 게 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구청, 또 그 안의 담당자별로 수십개의 체크리스트를 순차적으로 통과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하나하나 견적서 및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해야 했다”면서 “첫 도전이라 더욱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대응하며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올해 가을께 HTML5 방식으로 ‘롤리 폴리 160’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음식 개수도 2000개로 늘리는 등 개선 및 보완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당뇨뿐만 아니라 고혈압이나 치매 등의 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복잡한 절차에 비용 대비 수익도 적지만 계속 도전하는 것은 여기서 멈추면 누군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면서 “이 앱을 통해 한 명이라도 도움을 받는다면 학자로서 역할을 한 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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