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15주년 맞은 게임들은 '지금'

  

사진은 '카트라이더리그++' 1화 화면.

인터넷 방송 ‘보는 시대’로 유저 관심 집중… e스포츠 통해 화려한 변신

게임 업계는 하루가 멀다하고 신작이 등장하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생존의 위기를 극복해왔다. 론칭 초반 뜨거운 인기를 끌다가도 한해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5년, 10년을 넘어 15년 이상 명맥을 이어가는 작품들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장수 비결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도전 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하루하루 연명하며 서비스 기간을 늘려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주도권의 변화는 불과 몇 년 새 벌어진 일이다. 때문에 아무리 최고 인기를 누린 작품일지라도 5년여 이상의 인기를 이어가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10년을 훌쩍 넘겨 15주년을 맞이한 작품들의 도전이 계속돼 이목을 끌고 있다.

# 일간 접속자 6배 증가

올해 15주년을 맞은 작품 중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넥슨의 온라인게임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말부터 인기 재점화 분위기를 보이기 시작한데 이어 올해 들어 인기 급상승세를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카트라이더’는 지난해 여름 기간 대비 일간 접속자가 최고 6배 가량 증가했다. PC방 점유율 순위 또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5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 재점화의 배경에는 업데이트를 비롯해 리그 개최 등과 연계되는 인터넷 방송 콘텐츠가 꼽히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말 새로운 테마 ‘GOD 테마’를 선보이며 북유럽 신화 분위기의 트랙, 캐릭터, 카트바디, BGM 등을 공개했다. 이후 대대적인 개편을 거쳐 출범한 정규 리그에 돌입하며 유저 몰이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초 개막한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도 스타 플레이어 등장에 힘입어 넥슨아레나의 전 좌석이 매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유튜브 생중계 동시 시청자 수 1만 6000여명을 달성하는 등 신기록을 경신했다.

넥슨은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주목하며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15주년을 맞이하는 작품의 노후화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독’ ‘김택환’ 등 ‘카트라이더 리그’ 출신의 게임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문호준, 유영혁, 신종민 등 현재 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개인 방송을 통해 팬덤을 형성하며 게임 및 리그의 인기의 주춧돌이 됐다.

넥슨은 리그 선수, 해설위원 등 다양한 게스트를 섭외해 유튜브, 트위치 등 플랫폼에서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며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리그 경기를 리뷰하는 토크쇼 형식의 라이브 방송 ‘카트라이더 리그++’가 호응을 얻고 있다. 김대겸, 정준 해설위원과 문호준 선수, 김효진 아나운서가 참여해 리그의 뒷이야기를 비롯, 현장과는 차별화된 직설적인 해설을 제공한다. 또 실시간으로 소통에 대한 반응도 뜨거워 최근 방송 시청자가 25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 독창성과 스토리의 힘 막강

넥슨의 트위치 채널에서는 선수를 초청해 노하우를 듣고 유저들과 레이싱을 함께 즐기는 ‘카트라이더 라이브’ 방송도 진행됐다. 이재혁, 김응태 선수가 출연한 첫 방송에서는 선수들이 출발선에서 10초 늦게 시작하거나 한 손으로 플레이하는 등의 재미 요소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카트라이더’ 개발을 담당하는 조재윤 넥슨 리더는 “최근 카트라이더의 성과는 넥슨을 비롯해 유저, 인플루언서 등 모두가 함께 이루어낸 것”이라며 “앞으로도 생방송 이벤트 등을 통해 소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올해 ‘카트라이더’뿐만 아니라 ‘마비노기’도 15주년을 맞는다. ‘마비노기’는 채집, 제작 등의 생활 콘텐츠를 비롯해 세계관의 독창성 등이 호평을 받으며 명맥을 이어온 MMORPG 온라인게임이다.

정해진 직업 없이 다양한 스킬 및 재능을 숙련시키며 캐릭터를 성장시켜가는 구조도 이 작품의 매력을 더했다는 평이다. 이 같은 작품성이 장수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넥슨은 올해 ‘마비노기 모바일’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버전 등장이 원작 재조명에 대한 계기가 되면서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넥슨은 기존 ‘마비노기’에 대한 업데이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G23’ 업데이트를 선보이는 등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세계관을 넓히고 콘텐츠를 추가하며 장기간 이야기를 이어오는 중이다.

이 같은 행보가 장수의 배경이 된 것은 물론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감을 더한다는 평이다. 게임이 그래픽 기술이나 시스템 측면에서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작품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이 중요한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한빛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오디션'을 앞세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 해외 시장 공략이 장수비결로

한빛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오디션’도 올해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에 나설 작품으로 꼽힌다.

‘오디션’은 전 세계 누적 가입자수 7억명을 확보한 리듬 액션 게임.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이 작품의 누적 매출 5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현지 퍼블리셔인 나인유가 베이징 치후360과 채널링 체결하는 등 핵심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번 채널링 계약에 따라 360 가입 유저들은 기존 아이디 그대로 나인유에서 서비스 중인 '오디션'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상장 업체인 360은 PC 및 모바일 백신인 '360 시큐리티'를 비롯해 검색엔진, 웹 브라우저, 모바일 앱스토어, 개인정보(전화번호) 보안 서비스, 쇼핑몰, 대출, 영상물(영화 및 드라마) 서비스, 날씨 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60 홈페이지에 등록된 글로벌 활성 유저는 지난 1월 말 기준 6억 5000만 명에 달한다. 때문에 이번 채널링에 따른 유저 유입 효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중국 시장에서 ‘오디션’ 판권(IP)을 활용한 제휴를 다방면으로 추진 중이다. 넷이즈와도 ‘오디션’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또 지난해 ‘제2회 오디션 글로벌 토너먼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오디션’ 선수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게임 개발 방향, 올해 토너먼트 대회 운영 계획, 스타 플레이어 발굴을 위한 홍보 및 마케팅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빛소프트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오디션’의 e스포츠 정식종목 채택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7년 e스포츠 시범종목으로 지정된 오디션은 매년 글로벌 토너먼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저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유튜브 등을 기반으로 한 전 세계적 '보는 게임' 문화 확대와 맞물리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15주년 그 이상의 장기 흥행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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