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시장 이젠 더이상도 이하도 아냐…시장다변화 통해 새 전기 마련해야

중국 당국이 게임규제 정책을 적극 추진하려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현지에서는 예전과 다를 바 없다고 하지만, 중국 정가의 게임에 대한 온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때 마침, 외신에서는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중국 당국이  당분간 어떠한 판호 신청도 접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왔다. 이같은 방침의 배경에 대해 현지에서는 약 2년간 판호 접수물을 처리하지 않아 업무량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그 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게임시장은 연평균 15%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면 내년께 중국 게임시장은 약 30~4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의 4배에 근접하는 규모다.

중국 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이같은 움직임이 너무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게임으로 인한 경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한 모임의 자리에서 갑자기 게임을 지목하면서 젊은 청소년들의 시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 파란이 일었다. 판호 전담부서인 당 중앙선전부와 신문출판 광전총국이 크게 술렁거렸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오비이락인지, 아니면 그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간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텐센트 마저 지난해 2분기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현지에서는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 놓았으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와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중국 게임시장의 부침이 계속 이어지면서 때 아니게 회자된 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에 대한 갖은 소문이다.

마 회장은 잘 알려져 있듯이 메신저 사이트인 QQ 사이트 하나로 간신히 연명하다가, 한국게임들을 소싱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광둥성 산터우시에서 태어났으나 공산당 간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선전 경제특구에서 성장했다.

그처럼 잘 나가던  그가 지금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도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그에 대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실정이다. 대중들이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데 충분한 제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마화텅에 대한 소문은 그의 실각설로 이어지고 있고, 중국 당국에 의해 취해지고 있는 게임규제 정책이 마화텅 끌어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리 당 중심의 나라라고 해도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사라진  중국 기업 또한  하나 둘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귀가 솔깃 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심사다.

문제는 이같은 마화텅 회장에 대한 여러 소문과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란 톱니바퀴가 올해도 끊임없이 맞물려 돌아갈 갈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에 빨간 비상등이 켜졌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내수 진작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이를 버텨내야 하는데, 솔직히 그게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자국 시장에 대한 봉쇄 정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은 요동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수시장엔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손도 쓰지 못하고 있다. 그 까닭은 이들 게임이 저가에다 품질마저 우수해 흔한 말을 빌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 국내 게임산업의 모든 잔디가 완전히 짓밟히며 뭉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의 주된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어찌됐는지 중국 당국에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소식은  과거, 엔씨소프트, 넥슨, 게임빌 등 게임 메이저들이 해외에 뿌려 놓았던 씨앗들이 서서히 새싹으로 돋아 표면위로 솟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등 기존 시장 외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한국 게임 수요가 점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에 대해 제 2의 게임 한류 붐도 가능케 하는 좋은 기류라고 반기고 있다.

한쪽에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때아닌 중화주의를 제창하면서 경제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눈치도 없이 오로지 중국에만 올인하며 그 쪽에만 구애의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상만 차려놓고 잔치굿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선머리를  돌려야 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시장을 선제적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 그 머리가 되는 텐센트라는 호랑이 등에서 미련없이 뛰어 내리는 용단이 필요하다. 그 길만이 게임계가 살 길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게임계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 이럴 땐 규제 완화의 폭을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게임 벤처를 위한 자금 지원 등 생태 숲 조성에도 앞장서야 한다. 이런 것들이 민관의 협력이며, 위기 탈출구의 산업 처방이다.

게임계가 이 시점에서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게 하나 있다. 말 그대로 중국이 막는다 해서 못한다면 그건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 보자. 지금부터 중국의 만만디 전략을 철저히 까부셔 보자. 해서 그들이 그렇게 틀어 막으며 쥐고 있어도 안된다는 소리가 쏙 들어가도록 해보자. 그리고 이처럼 소리치는 것이다.

그 놈의 판호, 됐다고 그래라. 언제부터 중국이 게임대국이었던가.

[더게임스 모인 뉴스 1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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