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보유중인 넷마블 주식을 매각키로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게임계에서는 다소 빗나간 추측성 기사라며 평가를 절하했다. 특히 중국 텐센트에서 인수할 경우 넷마블 경영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은 상당히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현재 넷마블 지분구조는 1대주주인 방 준혁 이사회 의장이 24.31%, 그리고 CJ ENM이 21.96%, 텐센트 17.66%로 2~3대 주주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엔씨소프트가 6.85%, 국민연금이 5%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전해진 시나리오 대로 텐센트가 CJ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경영권의 향배는 바뀔 수 밖에 없다. 넷마블과 백기사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지원하고 국민연금이 가세하더라도 3% 포인트 가량 텐센트에 뒤지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논리는 단순 계산법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외에도 중소 주주들이 적지 않은데다, 일반 투자자들이 그대로 특정기업, 더군다나 중국기업에 손을 들어줄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또 대주주인 방 의장이 이같은 움직임을 그대로 수용하겠느냐는 것이다.  

넷마블에서 밝힌 주요주주간 맺은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매수권과 동반 매도권, 이사지명권 등을 구체 명시해 놓고 있다. CJ 측에서 지분을 매각할 경우 방 의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우호지분 등을 고려한다면 방 의장이 CJ에서 내놓은 지분 모두를 인수할 필요가 없게 된다. CJ 보유 지분 5~8% 정도만 인수하더라도 경영권 수호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넷마블의 자금동원 능력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방 의장이 자신의 지분을 맡기고 자금을 융통할 경우 최대 2~3조원 이상은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필요하다면 더 큰 자금도  끌어들일 수 있는 역량이 방 의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때아니게 주목을 받고 있는 텐센트의 움직임은 국내 금융 시장쪽에서 바라보는 만큼 그렇게 한가하지 못하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텐센트의 최근 모습은 한마디로 목하 고민중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당국과의 긴밀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마화덩 텐센트 대주주의 실각설마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텐센트가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은 예전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텐센트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실적 감소와 함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바깥 살림에 신경 쓸 처지가 못된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 텐센트를 드러내는 것은 시장 설득과 반응을 얻기위한 액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CJ의 넷마블 지분 매각설이 급작스럽게 터져 나온 데 대해서는 무엇보다 최근 CJ측의 가파른 사업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CJ는 지난해 부터 콘텐츠와 이를 연결하는 커머스 사업에 적극 나서 오는 등 사업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대대적인 자금 확보에 주력해 왔고, 이들을 막후에서 지원하기 위한 셀 건설과 스튜디오 지원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일각에서는 그래서 CJ 측이 당장 쓸 실탄이 절실해 졌고, 그래서 넷마블 지분을 팔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기대치보다 주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넷마블 주가도 이같은 지분 매각의 배경이 됐다는 것.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는 지적이 많다. 자금력 하면 따라올 기업이 없다고 할 만큼 CJ의 재무 구조는 어느 기업보다 튼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J의 넷마블 지분 매각 소문은 어떻게 터져 나왔을까. 특히 넥슨 매각을 위한 1차 예비 입찰을 불과 이틀을 앞두고 이같은 설이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매우 부정적인 의도가 뒤에 숨어 있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넥슨 매각 입찰을 앞두고 투자은행(IB)쪽에서 의도적으로 흘렸을 것이란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의외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넥슨 입찰가에 대한 경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넥슨 지분 매각과 인수작업에 때 아니게 넷마블과 그의 친정집인 CJ가 들먹인 꼴이 됐는데, 게임계와 투자은행쪽에서는 이같은 '설 바람'이 돌고 있는데 대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 지분 매각을 앞두고 이같은 설이 나도는 것은 매수자나 매도자의 시장 파급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면서도 "그렇다고 설득력 없는 설들이 난무하는 것은 매도자인 넥슨과 매수를 위해 준비중인 업체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되고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박기수 기자 daniel86@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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