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리가 넥슨을 지켜내야할 이유
[데스크칼럼] 우리가 넥슨을 지켜내야할 이유
  • 김병억
  • 승인 2019.01.29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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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강국 토대 만든 자존심…외국보단 우리 업체 품에 남아야

우리 게임업계의 한획을 그어온 넥슨의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의 바람은 이제라도 김 정주 넥슨 창업주가 매각의사를 철회하고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남아주는 것이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 돌이킬 수 없다면 최선의 결과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매각 움직임을 보면 국내 업체가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북미 업체들이 넥슨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국적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해도 넥슨을 타국 업체에 넘기기에는 아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국 텐센트가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넥슨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고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들도 넥슨 인수를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택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매각 안내서를 받았으며,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도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거나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월트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EA), 액티비전블리자 등 해외 대형업체들이 넥슨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M&A 큰 손인 소프트뱅크도 넥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해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넥슨의 인수비용으로는 10조~13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 이러한 막대한 자금을 우리 게임업체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경영난을 겪을 때 일본 업체가 이를 인수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미국인들은 다른 곳을 괜찮지만 디즈니 만은 안된다고 강력한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그 이유는 디즈니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어린 청소년들에게 꿈과 이상을 심어줬던 업체였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타국의 손에 넘어가는 순간 미국의 자존심과 희망이 손상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반대 움직임 때문이었는지 디즈니의 매각은 취소됐고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재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넥슨의 경우에도 디즈니와 비교될 만큼 우리에겐 상징적인 의미와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지금의 청장년들이 넥슨을 통해 게임 세계를 알게됐고 우리나라가 게임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회사의 기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때문에 넥슨 매각이 철회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면 최소한 우리 업체들이 이 기업을 인수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국내 업체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내달 본격적인 예비입찰이 시작될 때까지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가능성은 많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나 게임 유저들도 이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켜만 봐선 안되는 것 아닐까. 정부는 기업들을 설득하고 유저들은 단체 행동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요즘 너도나도 다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라도 올린다면 대중들이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이렇게 정부와 업계, 유저들이 나서서 넥슨의 매각을 되돌릴 수 있다면, 또 우리 업체가 인수할 수있게 된다면 우리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과정에서 김정주 창업주도 마음을 돌리게 될 지 모르겠다. 그가 넥슨을 매각하려는 이유가 단순히 사업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게임업체를 경영하면서 당해야 했던 많은 냉대와 천시, 그리고 정치권의 몰이해 등 사업 외적인 요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과 넥슨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변한다면 김정주 창업주도 '다시 한번 해 보자'며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 본다. 다소 감정적인 바람일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그것이 최선의 결과가 아닐까 해서 생각해 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고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아왔던 정부와 시민단체들도 이번 기회에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당당 이사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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