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칭)이스포츠산업협회란 이름의 단체가 발기인 총회를 가지면서 e스포츠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들은 곧 창립 총회를 갖는 등 협회 설립을 구체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한국e스포츠협회가 새 회장을 영입하는 등 조직정비와 재도약을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유사 단체의 출범 계획에 대해 e스포츠계는 먼저 황당하고 뜸금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것 같다. 

이 단체의 성격이나 구성원을 보면 더 그렇다. 이스포츠산업협회는 발기인 총회를 통해 코리아씨이오서밋 박봉규 이사장을 회장에 추대하고 사무총장에 김유주 피닉스구단(오버워치 퍼시픽 리그 컨텐더스)대표, 감사에는 하종원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e스포츠계를 안다는 인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또 이 단체가 밝힌 창립 배경을 참고하면 기존의 e스포츠협회의 정관 내용과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e스포츠협회가 새로운 회장을 영입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는 시점에 또다른 유사단체가 협회 창립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자칫 한지붕 내에서 두가족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과,  e스포츠계가 오랜만에 단결해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는 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e스포츠계를 위해 많은 단체들이 출범,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상호 보완하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면서 산업계가 튼실히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격이 유사한 단체들의 출현과 태동은 그렇게 소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민간에서 뿐만 아니라 e스포츠의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서도 그런 단체의 출범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e스포츠계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려고 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의 비리로 인해 협회가 때아니게 흉한 모습으로 얼룩지고 말았지만, 지금은 심기일전해 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시점에선 갈지자의 행보 보다는 협회에 힘을 한데 모아주려는 노력이  명분이나 실리 측면에서도 옳다 하지 않을까. 이스포츠산업협회란 단체의 성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 e스포츠협회가 가려는 길과는 확실히 달라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사한 성격과 기능으로 그 길을 같이 가려한다면 그건 e스포츠계를 분열로 인도하는 길이며,  반목과 질시로 이어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요구되는 e스포츠계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보다 단결이고 단합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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