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키보드 등 주변기기도 되살아나…MMO 바람 지속될 가능성

'로스트아크' 흥행으로 PC방 등을 중심으로 게이밍 수요가 되살아 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침체기와 함께 들이닥친 게이밍 시장의 불경기가 신작 온라인 게임의 흥행으로 풀리고 있다. 특히 작년에 시작된 배틀그라운드 열풍이 로스트아크로 이어지면서 조립PC 시장에 모처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여러 온라인 게임이 론칭을 예고하고 있어 한동안 게이밍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론칭뿐만 아니라 흥행까지 이어져야 게이밍 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흥행을 필수로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이밍 시장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는 시장은 역시 조립PC로 대표되는 PC 하드웨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저가로 분류되는 있는 케이스와 키보드, 마우스뿐만 아니라 최고가 라인업을 대거 차지하고 있는 CPU와 그래픽카드 등 여러 부품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조립PC라는 분류 하나에 다수의 업체가 연관돼 있는 셈이다.

게이밍 시장이 조립PC 시장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게이밍 주변기기 역시 PC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시작으로 헤드셋, 의자, 게이밍 테이블까지 PC 환경을 기반으로 한 주변기기라는 점에서 조립PC 시장의 활성화는 게이밍 시장 전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기대작 출시 = PC 업그레이드로 이어져

조립PC 시장의 최대 대목은 역시 업그레이드 시즌에 맞춰 PC를 새로 맞추거나, 고가의 부품으로 교체하는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PC를 구매하는 수요야 명절 시즌과 졸업 시즌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는 부품 교체까지 포함하면 대형 PC 온라인 신작의 론칭에 맞춰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PC시장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대세 게임 혹은 고사양 게임의 등장 이후 나타났다. 온라인 게임이 대세가 되기 전까진 CD 패키지 게임에 따라 하드웨어를 구성했고, 온라인 게임이 등장한 이후에는 매년 론칭하는 신작의 사양에 맞춰 조립PC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등장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조립PC 시장뿐만 아니라 PC방에서도 온라인 게임의 흥행에 따라 PC를 구성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리니지2가 흥행할 때에는 3D 그래픽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PC가, 서든어택 등 FPS 작품들이 흥행할 때에는 그래픽카드와 함께 CPU의 성능이 중요시됐기 때문에 CPU가 업그레이드 된 좌석이 제공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의 경우 게임 론칭 이후 PC방의 운영체제를 윈도XP에서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블레이드&소울이 CPU 할당을 이유로 32비트 운영체제에선 게임이 튕기는 현상이 발생했고, PC방 업주들은 블소 서비스에 맞춰 PC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운영체제도 교체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면서 지금의 운영체제 보급 현황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조립 PC시장은 온라인 게임 흥행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이런 모습은 재작년 오버워치와 작년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속도를 냈다. PC자체의 성능 업그레이드도 업그레이드지만 음성 채팅을 위한 헤드셋, 높은 주사율을 소화하기 위한 고사양 모니터, 세밀한 조작을 위한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인 구매자와 PC방 모두 PC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흥행 게임에 따라 PC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게임 주변기기의 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다온라인 게임이 대부분 코어 유저를 겨냥한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게이밍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블록버스터급 줄줄이 대기

이런 가운데 스마일게이트의 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는 PC 업그레이드에 있어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임 론칭 시점도 그래픽카드 업체인 엔비디아의 신형 VGA 지포스 RTX 20 시리즈 발매 이후 론칭된 첫 대형 타이틀이고, 엔비디아와 스마일게이트가 기술 협약을 맺으면서 신형 VGA에 대한 수요와 성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로스트아크와 같은 MMORPG의 경우 화면에 출력되는 오브젝트도 많고, 유저가 직접 조작해 움직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PC의 성능을 일정 수준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로스트아크의 경우 대규모 전투나 화려한 기술 이펙트를 게임에서 연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일반 제품 사용 유저의 경우 성능 저하로 인한 불편한 게임 플레이를 호소하는 유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로스트아크의 흥행은 자연스럽게 조립PC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조립PC 시장에선 로스트아크 출시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 모두에서 로스트아크 전용 PC란 이름의 커스텀 PC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기 위한 목적으로 견적 문의를 하는 사례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PC 업그레이드까지 이어진 경우는 사실상 블레이드&소울 이후 처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버워치배틀그라운드가 흥행했을 때 완전히 새롭게 PC를 맞추는 경우는 있었지만, 게임을 목표로 부품 교체 등의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는 사례는 없었는데, 로스트아크는 견적 문의 3개 중 1개 꼴로 이런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모처럼 흥행한 MMORPG를 계속해서 선보일 전망이기 때문에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넥슨은 신작 MMORPG 아스텔리아를 론칭했고, 크래프톤도 스팀펑크를 소재로 한 온라인 MMORPG 에어의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이들 작품 모두 MMORPG의 기본에 충실해 여러 오브젝트를 한 화면에 출력하는 대규모 스케일을 선보이고 있어 고사양 PC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카드 업체들도 '로스트아크'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 PC방 시장 활성화 이어질 듯

이런 로스트아크의 흥행에 대해 업계에선 최소 1년 가까이 온라인 MMORPG가 시장에 계속 출시되면서 업그레이드 수요 역시 꾸준히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FPS 게임이 흥행한 이후 트렌드를 쫒는 게임이 출시된 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MMORPG 작품들의 출시 릴레이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PC방의 경우 온라인 MMORPG 사용자의 증가는 PC방 매출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흥행에 따른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프랜차이즈 PC방들은 로스트아크 사양에 맞춰 업그레이드를 진행했고, 개인 사업자들 역시 업그레이드에 대한 문의를 용산 전문 매장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PC방뿐만 아니라 조립PC 업체들 역시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까지 사실상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제품 판매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작년에 저조한 판매량을 온라인 게임의 부활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조립PC 업체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VGA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조립 PC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립PC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VGA가격과, 이 물량도 없어서 구매가 힘든 상황에 판매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로스트아크의 흥행은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년간 그나마 오버워치배틀그라운드 등 흥행 타이틀이 있었지만, 게이밍 시장에 끼친 영향은 간접적인 부분이 많았다“‘로스트아크의 경우 과거 대형 온라인 게임 출시 이후 나타났던 업그레이드 열풍과 비슷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한동안 PC 시장 활성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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