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연말 콘솔 성수기 승자는

닌텐도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작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고 있다.

 

연말 시즌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판매업종에 있어 최대 성수기로 평가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기간동안 평균 대비 30% 가까이 판매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기기 판매업도 같이 병행하고 있는 콘솔 게임 업계에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기간이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코어 게임 중심의 소니와 가정용 게임기 강자인 닌텐도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특징을 어필하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원, 그리고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로 이어지는 8세대 게임기 경쟁은 표면적으로는 PS4의 완승으로 굳어지는 듯 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던 X박스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닌텐도 스위치는 출시 시기가 늦어 PS4의 판매량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판도는 소니와 닌텐도의 경쟁구도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는 출시 이후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고, PS4는 업그레이드 모델인 PS4 프로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를 앞세운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콘솔 공백 기간을 무색해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닌텐도는 닌텐도 3DS 이후 이렇다 할 후속 기기를 출시하지 못한 채 기존 게임기를 활용한 사업만을 전개하고 있었다. 닌텐도 위유는 국내 정식 발매조차 하지 못했고, 포켓몬스터로 대표되는 킬러 타이틀을 제외하곤 판매량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업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작년 12월 닌텐도 스위치를 국내 정식 출시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출시와 비교하면 9개월 가량 늦은 출시였지만 늦은 출시가 오히려 슈퍼마리오 오딧세이와 같은 빅 히트작과 동시에 게임을 론칭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면서 12월 한달에만 5만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닌텐도는 올해 연말 역시 대형 타이틀을 앞세워 기기 및 게임 타이틀 판매를 같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1월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를 시작으로 12월에는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판권의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해 대전을 펼치는 슈퍼 스매쉬 브라더스 얼티밋의 론칭이 이어지면서 크리스마스 시즌 선물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출시된 타이틀 역시 가족용 타이틀이 많아 가족단위 구매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올 수 있을 전망이다. 마리오카트8은 최대 4명이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고, 가족과 함께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마리오 파티 역시 이미 출시돼 있기 때문에 타이틀 선택의 폭 역시 넓은 상태다.

# 뒤늦게 시동 건 닌텐도

업계 관계자들 역시 닌텐도 스위치가 다른 경쟁 기종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족 단위로 즐길 게임이 많아 실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기 값만 해도 30만원대가 형성돼 있으며, 추가 조이콘 1세트 구매만으로 가족 4명이 하나의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타 콘솔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소니는 2013년 PS4를 국내 출시하면서 양질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전략을 선택해 유저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기 론칭 초반 부족한 초반 라인업을 산하 스튜디오의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국내 정식 공급하면서 타이틀 부족 현상을 빠르게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니는 코어 유저 중심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기기의 론칭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소니의 PS4 판매 현황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태다. 론칭 초반 타깃으로 했던 코어 유저는 이미 PS4뿐만 아니라 PS4 프로로 기기 변환까지 마친 상태이며,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미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기기 판매가 더딘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니는 여러 게임 타이틀을 같이 제공하는 히트 번들을 론칭하거나, 하드웨어 저장용량을 확장한 모델을 출시하면서 선택의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 여기에 매장 별로 추가 악세서리를 제공하거나 타이틀을 껴주는 자체 행사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게임 타이틀 역시 소니 진영 역시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꾸준히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몬스터헌터 월드갓오브워 스파이더맨과 같은 타이틀에 레드 데드 리뎀션2가 더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막강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 코어 게임 내세워 선두 굳히기

또 소니가 자체적으로 펼치고 있는 CM 및 TV 프로그램 협찬을 통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시리즈물로 선보였던 웹CM뿐만 아니라 30초, 15초 분량의 짧은 CM을 대거 준비해 웹, 케이블, 영화관 등을 통해 노출하고 있고, 관찰 예능에서 게임기와 판매매장을 직접 노출시키면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S4의 경우 출시된 지 5년이 넘은 기기이기 때문에 사실상 주 타깃 층인 코어 유저는 게임기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유저의 기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CM, 예능 프로그램 노출 등 다방면에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X박스원의 MS는 글로벌 단위의 콘솔 전략을 꾸준히 펼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외부 활동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기 판매량 역시 세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MS의 판매 전략에 대해 업계는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X박스원을 유통하고 있는 동서게임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케이블 등 여러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홈 엔터테인먼트로써 X박스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세우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X박스원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X박스원 X가 4K 블루레이 재생에 HDR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라는 점에서 AV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K 게이밍 환경을 조성하고싶은 사람에게 있어 X박스원 X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모니터나 TV가 있을 경우 고사양 PC가 있어야 4K 기반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X박스원 X는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케이블 연결 하나로 바로 4K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홈 엔터테인먼트 강조

여기에 MS가 펼치고 있는 정액요금제 서비스인 X박스 게임패스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월 1만 2000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MS에서 제공하는 수백가지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게임을 가볍게 즐기기 희망하는 유저에겐 최적의 게임 플레이 환경을 조성하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MS의 전략이 X박스원의 보급에 큰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저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코어 유저와 한정된 4K 환경을 보유한 사용자를 겨냥한 전략을 계속 선보이면서 시장 가능성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MS가 X박스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올해 연말 시즌 경쟁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판매량 자체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나 소니나 닌텐도와 비교하면 미비한 수준의 규모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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