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폭력성 상관관계 연구 촉발…청소년 범죄 급감에 일조

현재 모든 FPS 장르의 원류이자, 3D 그래픽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작품인 '둠'이 출시 25주년을 맞이했다. 1993년 12월 10일 발매된 '둠'은 현재까지 꾸준히 개발자들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이 구동되는 모습이 공개되거나, 게임모드가 론칭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새로운 시스템과 특징을 보유한 FPS 게임들이 론칭되고 있지만, 게임의 기본이 되는 화면 구성과 설계, 조작법 등은 '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임의 역사를 언급할 때 '슈퍼마리오'와 '하프라이프' 등과 함께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작품이 '둠'이라는 점에서, FPS 장르의 아버지라는 칭호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당시 생소한 개념이었던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면서 게임의 볼륨을 배 이상 확대시켰다는 평가로 받고 있다. PC에서 즐겼던 유저들은 네트워크 장비를 연결해 멀티플레이를 즐겼고, 콘솔 버전으로 출시된 유저들도 멀티플레이 모드를 개발사에 요구할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데스매치'와 '프랙 무비' 등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둠'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둠'이 가지는 게임 외적인 요소로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게임과 범죄 및 사고의 상관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조사하게 한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둠'은 시장에 공개된 이후 게이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게임 특유의 폭력성에 의해 학생들의 폭력성을 조정한다는 주장의 첫 타깃이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슈는 사실 '모탈 컴뱃'으로 촉발이 된 사안이지만 '둠'의 출시로 정점을 찍으면서 게임 심의 기구인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SRB)'가 생기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정작 '둠'의 개발사인 이드 소프트웨어는 개발 초기 과도한 잔혹성을 띈 연출을 대거 삭제하고 게임을 론칭했음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등에서 단골 비판 소재로 언급되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특히 게임 출시 6년차인 1999년 벌어진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들이 '둠'을 즐기고, 게임 모드까지 직접 만들 정도로 광팬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상황에서 전미총기협회(NRA)에서 집중적으로 비난을 하던 대상이 '둠'이었다.

하지만 여러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는 이런 폭력성의 원인이라는 주장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게임이 청소년 및 청년 층의 놀이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청소년 범죄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바로 '둠' 발매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둠'은 게임업계에 있어서도, 그리고 게임 외적으로도 화제의 중심이 되며 현재까지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과거 '둠'을 비판하던 의견 중 하나가 "이런 게임이 계속 출시된다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가게 될 것"이란 것이였는데, 어느 것 하나 맞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둠'의 개발사인 이드 소프트웨어는 내년에 신작 '둠 이터널'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시리즈 첫 작품의 충격과 호평까진 아닐지라도, 역사적인 시리즈를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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