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개발업체 부담 덜어줘…지속적 성장 위한 도전 이어가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모바일 오픈마켓의 절대강자들이다. 이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오픈마켓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략 구글이 70%, 애플이 2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원스토어라는 토종 오픈마켓이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구글과 애플이 워낙 강력하다보니 원스토어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최근 원스토어가 잠깐이지만 애플을 따돌리며 2위로 치고 올라오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원스토어의 과감한 정책변화를 꼽는다. 다른 오픈마켓이 수수료 30%를 고수하는 반면 원스토어는 이를 파격적으로 낮춰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과 함께 살수 있는 윈윈모델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책전환 이후 원스토어를 찾는 개발업체들이 많아졌고 새로운 작품이 늘어나면서 유저들의 관심도 커졌다. 이같은 일련의 변화가 상승세를 이끌게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종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워드프로세서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가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 만은 '아래아한글'이 더 많이 사용된다. 이같은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또 검색 포털의 경우도 구글보다 네이버를 더 선호한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고 더 편리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려는 노력도 치열하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좋은 외국산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우리나라에 발을 붙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는 처음부터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했다. 휴대폰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은 구글 플레이를,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탓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통신사들이 갖고 있던 마켓은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 

피처폰 시절에는 SK텔레콤과 KT, LG 등이 자체 마켓을 갖고 있었고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았다. 또 마켓에 제품을 등록하려면 사전에 까다로운 검수과정도 거쳐야 했다. 이렇게 유지돼 왔던 마켓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붕괴되고 만 것이다. 각 이통사들이 스마트폰에 기존 마켓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등록된 앱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적었다. 

이렇게 국산 토종 마켓이 완전히 고사하기 직전, 이통 3사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바로 각자의 영역을 버리고 하나로 뭉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원스토어다. 원스토어는 출범 당시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많았다. 구글과 애플이라는 공룡들 틈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그야말로 희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원스토어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과감한 유통정책을 통해 개발업체와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달 기준 모바일 앱 마켓 매출이 3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7월 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지난 7월 매출이 28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8월 320억원, 9월 387억원, 10월 39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는 마켓 수수료 인하 등 새 정책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원스토어는 지난 7월 기존 30%의 마켓 수수료를 기본 20%로 10%포인트 줄였다. 또 앱 개발 업체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판매 수익의 5%로, 최대 25%포인트까지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이같은 정책이 큰 호응을 얻으며 매출도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원스토어는 여기에 힘입어 애플 앱스토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 9월 추석 연휴 때에는 원스토어의 매출이 애플을 앞지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거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밖에 없고 더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서 한글과 네이버가 만들어 놓은 철옹성처럼 원스토어도 탄탄한 영역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선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민과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외국시장에서도 우리 토종 오픈마켓이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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