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셧다운제' 도입 등 '규제타령'
'M 셧다운제' 도입 등 '규제타령'
  • 김용석 기자
  • 승인 2018.11.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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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정치권에 휘둘리는 게임산업… 무리한 조항 끄집어내 '밀어붙이기'
셧다운제에 대한 규제 완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셧다운제 이슈가 등장, 논란을 빚고 있다.
셧다운제에 대한 규제 완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셧다운제 이슈가 등장, 논란을 빚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게임에 대한 정치권의 이슈는 부정적 시각은 감소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초반 전망이었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조용하지만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한 아이템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제도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던 셧다운제 부터 WHO 질병코드 문제, 게임업계에 대한 기금 조성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게임계가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핑크빛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게임계의 대표 규제로 손꼽히는 셧다운제 완화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대상 진흥정책 강화, VR산업 및 e스포츠 산업 육성이 언급되며 시장에 긍정적인 이미지로 게임산업이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정치권에서 게임은 어느 때보다 사행성과 중독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최근 정치권 최대 이슈라고 할 수 있는 국정감사에도 사행성 부분과 중독 이슈가 언급되면서 게임계의 인식 개선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옥죄는 규제책 그대로

먼저 셧다운제의 경우 2년마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하는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 관련 평가에 따라 적용 범위가 결정된다. 2011년 셧다운제 시행 이후 평가는 2012년부터 2년 주기로 진행됐으며, 올해 평가는 내년 4월까지 진행된 이후 5월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지금까지 두 번의 심사에서 모두 적용을 유예받았던 모바일 게임이 셧다운제 대상에 포함될 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년 주기로 시행되는 형식적인 절차에 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기엔 모바일 게임의 상황과 규모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 업계 측의 주장이다.

2011년 10월부터 시행된 '게임 셧다운제도'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을 상대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다. 현재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 중이지만, 시장 트렌드가 모바일로 옮겨오기 시작하면서 유예 대상에서 모바일 게임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셧다운제는 게임산업을 옥죄는 규제이기 때문에 산업 여건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실제 18세 이상가 게임은 셧다운제 적용을 안 받아 국내 PC게임 중 새로운 게임들은 대부분 18세 이상 게임만 나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처럼 셧다운제가 시장을 왜곡시킨 결과는 중소개발사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모바일게임에 대해 셧다운제가 유예돼 있어 여러 종류의 게임이 나오고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유통되고 있었는데, 모바일 플랫폼으로 셧다운제가 확대될 경우 시장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셧다운제는 기술적으로도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셧다운제를 적용하기 위해선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데, 현재 두 마켓의 약관에는 정보 제공에 대한 사항이 전무한 상태다. 특히 개인정보를 제공해 수집을 한다 하더라도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여러 SNS를 통해 접속하는 유저들까지 규제를 적용시키기 위해선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조사결과를 참고하면, 청소년들이 늦은 시간까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게임이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라며 왜 다른 플랫폼은 이렇다 할 규제 언급조차 없는데, 게임만 타겟트가 돼 탄압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WHO 질병코드에 대한 이슈는 업계와 학회, 정치권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WHO 질병코드에 대한 이슈는 업계와 학회, 정치권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 WHO 질병코드 제정 가시권

세계보건기구(WHO)는 내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 중독 등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포함하는 국제질병분류 개정안을 발표한다. ICD 11차 개정(ICD-11)안 초안은 지난해 확정됐다. 내년 5월 총회에서 ICD-11이 확정되면 게임이용 장애가 2022년 1월부터 공식 질병으로 분류된다. 국제질병분류(ICD)에 게임이용 장애가 공식 질병으로 등재되는 것을 뜻한다. 국내 적용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는 이 ICD를 바탕으로 개정된다.

WHO는 ICD-11에 게임이용 장애를 포함하면 세계 많은 지역에서 이와 동일한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공중보건학 관점에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분류해 정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는 ICD-11 분류 작업을 2005년부터 진행했다. WHO 전문가는 게임이용 장애로 인한 중독현상이 유효한 증거가 있다고 말한다. 게임 장애를 ICD-11에 포함하는 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WHO는 게임 중독을 '개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다른 일을 못하는 등 부정적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ICD-11 개정 최신판은 게임 장애 항목이 중독성 행동 장애 하위분류에 등재됐다.

WHO는 ICD 개정을 통해 게임 중독자, 의료 종사자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WHO는 이들에게 치료 기회를 넓히고, 보험 회사와 보건 당국이 이들의 치료를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해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분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게임장애는 분명한 증상이나 기준이 모호해 근거가 부족하고 치료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더 많은 임상시험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일각에선 동성애를 한때 '정신질환'으로 분류하자는 일부 움직임처럼 게임을 하는 사람에 대해 낙인찍기가 될 우려도 있다고 비판한다.

국내는 ICD-11 적용이 2025년까지 보류될 전망이다. WHO 질병 코드화로 등재되면 의료업계는 보험수가나 정부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정작 게임산업은 새로운 논란거리를 안을 수밖에 없다. '셧다운제도'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국내 상황에서 업계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게임계에 대한 자금조성 요구는 최근 최도자 의원의 국감 질의 등을 통해 표면화 되고 있다.
게임계에 대한 자금조성 요구는 최근 최도자 의원의 국감 질의 등을 통해 표면화 되고 있다.

# 업계 자금 조성 요구까지

이런 와중에 지난 10월 국감에서 게임업계를 겨냥한 정치적 발언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카지노·경마·담배 사업은 매출의 일부를 치유 기금으로 부담한다. 나는 게임 업계도 이렇게 기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실제로 과거 게임 업계 매출의 1%를 징수해 게임 중독 치료 비용으로 쓰려 했던 이정선 의원(한나라당, 2011년), 손인춘 의원(새누리당, 2013년), 당시 여성가족위원회 등은 업계가 게임 중독의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업계 일부에선 정부가 과거 문화산업 분야에 있어 기금을 거둬갔던 문예진흥기금처럼 게임업계 역시 산업 진흥을 위해 기금을 출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게임을 문화예술로 분류하는 법안 조차 제대로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부터 출자하는 것은 자금 출원도 출원이지만 순서가 잘못 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먼저 게임을 종합 문화 콘텐츠라고 인정한 다음에 기금 출자를 하는 것도 외부의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 출자를 먼저 하는 것은 잘못된 분석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기금 마련과 관련해 해당 발언이 나왔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은 질의응답에 대한 답변으로 그건 도박 산업에 대한 이야기이며, 게임 중 일부에 사행적 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걸 잡는 것이 우리 의무이기도 하다실제로 자율 규제 기구를 통해 이를 줄이려 하고 있고, 치료 문제는 기금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케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도 최 의원이 게임 사업을 사행 산업으로 간주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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