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BTS월드' 내년 초 선봬…절호의 기회 살려 저변확대해야

우리나라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몰고온 K팝 열풍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져 왔던 미국의 음악차트 빌보드에 1위로 올라서더니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그 자리를 차지해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순회공연에서는 전석이 매진되는 것뿐만 아니라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열성팬들의 밤샘 자리지키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열기에 보답하듯 그들의 공연은 큰 돈을 주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찾아온 것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수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드에 오르며 한동안 전세계 음악인들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때도 '기적' 같은 일이라며 흥분했고 우쭐해졌다. 그런데 이번 BTS의 열풍은 싸이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된다. 서양의 일부 언론에서는 BTS의 인기를 과거 영국의 전설적인 보컬그룹 비틀즈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BTS는 그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 하나, 영어 가사가 아닌 한국말 가사를 그대로 쓰면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놀랍다. 생전 처음 들어봤을 한국어를 외워서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은 지켜보는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BTS는 우리의 말과 음악을 세계에 알린 공으로 정부로부터 문화훈장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아무도 시비를 걸지 못할 것이다. 

BTS는 우리 민족의 흥과 비전을 글로벌시대에 맞도록 너무나도 잘 만들어냈다. 물론 그들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선배들의 도전과 좌절의 역사가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의 성공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우리의 저력이 차근차근 쌓여왔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잠시 우리의 게임으로 눈을 돌려보자. 사실 게임은 한류문화의 대표적인 성공산업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중국과 일본 등에 수출되며 우리의 문화를 심어주었고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로인한 수출액은 매년 급증했고 30억달러를 넘어섰다. 규모로만 비교하지면 BTS를 비롯한 K팝의 전체 수출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지금은 시장의 흐름이 바뀌어 고전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인색할 정도가 아니라 폄하당하고 죄악시되며 늘 어두운 구석으로 내몰렸다. 그래서 게임인들은 자부심보다는 열등감에 시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수출로 기여를 해도 잠깐 추켜세우는 것으로 끝났다. 그리고는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뎌내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게임은 4차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대단한 산업이다. 지식과 문화,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는 것이 바로 게임이기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과 중국까지 게임산업을 소중한 자산으로 키워나가려 애쓰고 있는데 우리는 보수적인 도덕성이라는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해 BTS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게임과 K팝이 만나 협력한 적은 있었으나 그때는 리듬게임 속에 K팝 노래를 추가하는 정도에 그쳤다. 동남아시장을 공략할때 이러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K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없었다. 

이 회사는 당초 BTS게임을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다소 늦어져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BTS 게임은 아직 초기 기획 단계이며, 구체화되면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BTS월드'는 넷마블이 K-POP과 K-GAME의 콜라보를 모티브로 개발 중인 게임이다. BTS 최초로 게임 OST가 공개되며, 1만 장 이상의 화보와 100개 이상의 영상이 독점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구체적인 내용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다. 또 BTS와 게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넷마블로서도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BTS가 K팝으로 전세계적으로 히트했다지만 이를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작업인 것이다. 

어쩌면 BTS와 게임의 첫 만남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좌절해선 안된다. 제2, 제3의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BTS라는 불세출의 콘텐츠를 K팝 한 분야에서만 써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게임과 영상, 그리고 캐릭터 등 BTS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는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다. 또 국내용이 아니라 수출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지금 세계는 한류에 주목하고 있고 K게임과 K팝은 그 선두에 서 있다. 이 둘의 만남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주길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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