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간 게임 수급 불균형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사드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에 봇물처럼 밀려 들어와 시장을 마구 휘젓고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중국 당국에 이렇다할 항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에서의 한국산 게임의  영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시장은 중국산 게임들의 파상 공세로 인해 국산 게임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등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한국 게임시장은  때아니게 밀려 들어온 중국 게임업체들의 앞마당 또는 놀이터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겠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같인 처지임에도 우리 정부가 중국 당국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외교부도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는 밝히고 있으나 더 이상의 액션은 취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무역 실무자 협의회를 통해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이렇다할 중국 정부측의 입장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중국 수출 등을 전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중국 수입 규제를 일부 용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막말로 수출은 그들이 막겠다고 하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내수 시장은 어찌할 것이냐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럴 방법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중국 당국은  판호라는 장벽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에겐 그런 방벽이 없다. 또 게임을 가지고 들어오면 구글이란 게임 시장이 워낙 잘 발달돼서 오픈 마켓에 좌판 깔기란 말 그대로 식은 죽 먹기인 셈이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중국산 게임은 국내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산 게임에 비해 조잡하고 퀄리티가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그렇지가 않다. 우리와 대등한 수준이거나,특정 장르에선 우리 게임의 그 것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주요 메이저들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도 이같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끄떡하면 자유 무역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다른 한 손으론 규제의 칼을 쉴새없이 휘둘러 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세계 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한국 게임에 대해 한건도 수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인지, 중국 당국에 당당히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것이 세계 무역 질서에 위배된다면 그에 상응한 보복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치 않고, 어정쩡하게 시간만 보내다가는 내수시장은 물론 수출 전선에도 짙은 먹구름이 낄 것이란 점을 우리 정부 당국은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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