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단순 게임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회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이 e스포츠에 대한 체육회장의 입장을 묻자 이같이 현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답변을 한 것이다. e스포츠에 대한 체육회의 입장을 질의한 이 의원도 이같은 이 회장의 답변이 황당했던지 그의 왜곡된 e스포츠에 대한 시선을 지적하는 등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이 기흥 회장은 체육 산하단체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체육계의 거물로 통하는 인물이다. 올초 폐막한 평창 동계 올림픽을 무난히 치름으로써 이 정부에서도 인정받는 체육인의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변엔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골프 접대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이번엔 e스포츠에 대해 게임일 뿐이라며 국민들의 보편적인 상식을 뒤집었다. 공인인 그가 그 것도 국회에서 개인의 입장이라는 이름 아래 그렇게 쉽게 e스포츠를 정의할 수 있다는 게 그저 황당할 뿐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e스포츠계는 체육 산하 단체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의 수장의 현실 인식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의 그동안의 행적이 특정한 곳으로 쏠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그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적어도 자신이 선 자리가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였다면 이날 질의에 대한 답변은 진중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의 e스포츠에 대한 기본 인식도 그 것이지만 그같은 시각이 엘리트 스포츠를 추구해 온 상당수 체육인들의 시선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스포츠에 대한 개념과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그들은 오로지 오프라인 체육에 함몰돼 '콜롯세움'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더욱이 스포츠는 국력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가간 힘겨루기도 치열하다.

e스포츠는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스포츠다. 특히 중국은 e스포츠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을 알고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등 종가의 프리미엄을 얻기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져 나온 체육회 수장의  발언은 그의 자리 무게 만큼이나 무거워야 했음에도 너무 엉뚱했고, 거의 망언에 가까운 언급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와는 별개로 e스포츠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만 놓고 성토할 게재는 아니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e스포츠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을 이처럼 형편없게 만든 e스포츠계 주요 인사들은 자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계기로 마케팅 툴로서 역할을 기대하는 e스포츠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젠 그 단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발언은 그런 측면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 하겠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놓고 e스포츠계가 지금 일희 일비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제도 정비에 힘을 기울일 때다.  e스포츠에 대한 체계적인 히스토리를 완성하는 한편, e스포츠가 명실공히 체육 종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e스포츠계 인사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두번다시 그같이 엉뚱한 발언이 나오지 않을 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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