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체육회의 수장인 이 기흥 회장이 최근 대한민국 e스포츠계가 처해 있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발언을 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의 질의 응답을 통해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단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 의원은 이에대해 “이 회장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e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인데, 방금 이 회장의 답변에서 보다시피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계는 e스포츠의 제도권화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e스포츠에 대한 체육회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경쟁 국가의 e스포츠에 비해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시장 규모와 자본력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인데, 체육회의 살림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마저 e스포츠를 제도권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한체육회는 e스포츠를 정식 가맹단체로 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어이가 없고 한마디로 그의 무지에서 나온 답변"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e스포츠산업 규모가 2020년 1조2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올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치러지는 등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마당에 이 회장이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e스포츠계는 이같은 이 회장 발언에 대해 사실상 대한체육회의 기본적인 모습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체육 종목으로 진입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힘써 온 e스포츠계의 노력과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이 회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체육회 회원 자격 상실 논란으로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쟁점이 돼 왔고, 정치권에서 조차도 꾸준히 시스템 개선을 주문해 왔다는 점에서 대한체육회 수장의 이같은 발언은 매우 유감스런 입장 표명이 아닐 수 없다는 게 e스포츠계의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체육계의 수장이란 분이 커다란 시대의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한쪽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면서 "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까 e스포츠 산업이 제 궤도를 찾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라며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행정을 꼬집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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