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업계 허리가 사라졌다(하)…글로벌 시장 개척만이 살 길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히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나, 그래도 시장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적극적인 해외진출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이 같은 해외 진출을 위해 업체들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 등도 충분히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중국 게임시장은 34조원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따라서 중국 시장을 배제하고 해외 사업을 전개할 경우 매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업체의 중국 진출이 막혀있고, 당분간 재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 만큼 여타 해외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더욱이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 게임시장도 차츰 성장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아동 및 청소년의 근시 예방과 통제 실행 계획’을 통해 규제가 들어가고 있다. 시기와 비중의 차이일 뿐 국내 중소업체들도 결국 여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중동 등 기존 국내 업체들의 관심이 적었거나 규모가 작았던 지역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해당 시장 진출 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등 앞서 해외 흥행에 성공한 사례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서머너즈 워'의 경우 당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작품으로, 현재까지 해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최근에는 e스포츠를 통해 작품의 브랜드 가치 제고 및 수명연장에 힘쓰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도 해외 흥행의 좋은 사례다. 이 작품의 개발에는 브랜드 그린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제작에 참여하는 등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뒀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스팀을 통해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앞서 이 회사가 이 작품을 개발할 당시 국내에 익숙하지 않은 배틀 로얄 장르라는 점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으며 글로벌 게임으로 부각됐다.

두 작품의 경우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결국 규모가 한정된 내수시장에 비해, 글로벌 시장의 경우 보다 많은 유저와 시장이 존재해 이를 타깃으로 할 경우 보다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이 포화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더 이상 단순히 국내 시장만을 타깃으로 한 작품으로는 큰 성과의 매출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산업의 허리역할을 맡고 있는 중소·중견 게임업체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콘솔, 온라인 등 플랫폼을 다변화하고, RPG 쏠림 현상도 벗어나야 한다. 가령 국내시장에서는 MMORPG가 최고 대세 장르로 부각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국내의 경우 콘솔 시장의 규모가 작으나 북미 등 서구 시장의 경우 콘솔 플랫폼과 FPS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지나친 확률형 아이템 구조의 사업모델도 완화 및 변경해 다양한 유저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중견업체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정부의 지원 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중소업체가 현지 홍보 및 언어 등의 문제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호 문제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노력보다는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 기조와 한중 외교관계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이에 국내 업체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무분별한 규제 역시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시장 진출마저 어려운 가운데 자체적인 규제를 통해 국내 시장의 규모를 축소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가령 대표적인 게임산업 규제 셧다운제의 경우 실효성 자체에 대한 의문은 물론, 국내 게임산업의 분위기를 꺽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임인재 육성 및 게임산업지원을 소규모 업체 중심에서 장수 중견 업체까지 대폭 늘려 업계의 허리를 탄탄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를 통해 장수 기업 및 중견 업체들이 업계의 허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내수 시장의 한계를 고려하면 결국 해외 진출만이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답”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업체 자체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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