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개인보다 테마파크 중심으로…양질의 콘텐츠 보급이 최대 과제로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VR방은 약 600여개, 올 연말까지 배 이상 증가할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게임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상현실(VR) 게임이 등장한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체험 매장과 전문 컨퍼런스 등이 개최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VR게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선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정된 환경에서 시장이 형성되다보니 글로벌 경쟁력 등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발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먼저 이를 해결해야만 많은 업체들이 VR시장에 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VR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VR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5조 7271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전문가들은 시장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VR시장은 소비자가 많은 B2C 시장보다 B2B 시장에 집중돼 있는데, VR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테마파크 등 B2B 활성화

국내 VR게임 시장은 개인 유저보다는 VR방, 전문 카페, 테마파크 등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VR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거실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선 체험관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과기정통부가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VR테마파크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대형 VR 테마파크가 하나 둘 개관하고 있다. 이들 테마파크는 당초 시기상조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객 유치에 성공하며 대중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수도권 VR테마파크는 3월에 개관한 ‘브라이트’와 4월 개장한 ‘VR스퀘어’다. ‘브레이트’의 경우 평일에도 100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익 증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고, ‘VR스퀘어’의 경우 본점 이후 가맹점을 늘리는 데 성공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매장의 공통점은 각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점 어트랙션을 선보여 방문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이트’는 5G 기술을 활용한 ‘스페셜포스 VR’을 전면에 내세웠고, ‘VR스퀘어’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을 다수의 유저가 동시에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협동형 및 멀티플레이 어트랙션으로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역시 흥행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브라이트’는 신작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고, ‘VR스퀘어’는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VR게임을 내세워 같이 방문한 일행들과 반복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대형 VR 테마파크 외에도 1~2개 층을 활용한 VR방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방문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VR방의 숫자는 약 600여 개로 집계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관은 전국적으로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내 VR 테마파크는 지점별 킬러 타이틀을 내세워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대응 아직 초보단계

하지만 업계 일부에선 불안 요소가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VR 시장 자체가 기업 간 시장이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역시 난항을 겪고 있어 성장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VR 분야 중 가장 활성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부문만 놓고 본다 해도 VR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하드웨어 보급이 개인 사용자보다 VR방과 체험존 등 사업장에 집중돼 있는데,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기가 '기어VR'과 'HTC바이브'밖에 없다는 점이 새롭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이 두 기기를 제외하곤 대부분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거나, 상업적인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때문에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기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VR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분야도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2년 '오큘러스 리프트'의 등장 이후 다수의 업체들이 게임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렇다 할 이슈 타이틀이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소기업 중심의 게임 개발로 시장 형성 역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서 VR게임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 대부분 중견 규모의 업체들이 밀집돼 있어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그나마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소울'을 활용한 VR게임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규모 있는 회사의 게임 개발 참가는 아직까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기기 보급과 콘텐츠 개발 등 두 상황이 모두 좋지 않게 되면서 상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기의 종류가 적어 콘텐츠 개발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VR을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게임 역시 적어 유통사가 적극적으로 기기를 보급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VR 테마파크 'VR스퀘어'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이에 대해 VR분야 종사자들은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은 이미 VR게임이 주목을 받던 2012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부문이며, 2018년 현재 상당부분 개선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콘텐츠 부족의 경우 이미 ‘오큘러스 스토어’와 ‘PSN’ 등을 통해 수백 개가 넘는 VR 관련 콘텐츠가 지금 이 순간에도 업로드 되고 있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문제이며,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VR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국의 상황에 맞게 보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와 비슷한 VR게임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일찌감치 VR 플랫폼을 아케이드 게임에 초점을 맞춰 육성함으로써 상당부분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국내VR게임 업체에 아케이드 전용 게임을 개발해 달라는 의뢰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대형 아케이드 프랜차이즈는 VR기기를 활용한 아케이드 게임기를 시범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중견업체 중심의 VR게임 개발은 현재 각 업체별로 독창적인 게임을 선보이는데 이르렀고,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품을 개발하는 단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모탈블리츠를 여러 플랫폼에 론칭해 성공적인 VR게임 노하우를 쌓았고, 조이시티 역시 '건쉽배틀' 시리즈를 선보이며 VR게임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VR게임 시장의 경우 필연적으로 테마파크 등 업체 중심으로 활성화 될 수밖에 없는데, 이용객의 수요와 재방문율에 있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초반 시장 정착 단계는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콘텐츠 부족이나 한정적인 기기 종류의 경우에도 여러 업체가 직접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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