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노조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넥슨 이어 스마일 게이트 '금기' 깼다

'크런치 모드'등 근로 환경 개선 요구 … 업계 전반 적인 여건 개선 될 가능성

지난 3일 넥슨에 업계 첫 노조가 설립된 데 이어 이틀 뒤 스마일게이트에도 노조가 설립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노동조합 설립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며, 개발자들의 노동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 모두 공통적으로 포괄임금제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3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지회장 배수찬)는 ‘넥슨노동조합’의 출범을 발표했다. 이는 업계 첫 노조로 업계 굴지의 회사에서 노조가 탄생해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5일에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지회장 차상준)가 스마일게이트노동조합 SG길드의 출범을 알렸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노조설립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두 회사 노조 모두 포괄임금제 폐지를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모은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다. 이 같은 포괄임금제에 대해 넥슨노조는 “포괄임금제 앞에서 야근과 주말 출근은 공짜였다. 회사의 매출은 매해 증가했지만 노동자의 값어치는 제 자리였고 성과에 따른 공정한 분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SG길드도 설립 선언문을 통해 “회사는 매년 엄청난 매출을 내고 있으나 포괄임금제 속에서 우리의 임금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는 즐거움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부품이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포괄임금제가 문제로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게임 개발자들의 사망사고로 업계의 가혹한 노동환경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러한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문제로는 노동자에게 규정이상의 근무를 시켜도 사측에서 추가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포괄임금제가 지적됐다. 적합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추가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이후 지난해 들어 포괄임금제 금지 논의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노조 설립과 관련해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산업이 더 이상 벤처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산업과 시장 자체가 성숙해 짐에 따라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인식 개선 및 변화요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게임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성공만을 강요하는 업계 문화가 결합돼 고용안정성 요구로 귀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작품의 상품성에 따라 팀이 해산되고, 소속 개발자들이 회사를 나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설립과 관련해 대형업체들이 앞장서 나선 만큼, 차례로 노조설립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대형업체에서도 노동자들이 나선 만큼, 이 보다 열악한 중소업체에 근무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호응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넥슨노조와 SG길드 설립 후 하루 만에 각각 수백명의 인원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 노조 설립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노조가 포괄임금제 폐지 외에도 “크런치 모드를 워라벨 모드로 바꿔나간다”는 문구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 포괄임금제 외에도 다양한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업계의 가혹한 노동환경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라며 “노조설립을 통해 업계 전반의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노조 설립을 통해 게임업계 노동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