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스 아데토쿤보, 조엘 엠비드, 루디 고베어. 이 선수들은 각각 그리스, 카메룬, 프랑스 출신의 농구 선수들이다. 공통적으로 NBA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전세계 농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국가 출신의 선수들이 훌륭한 플레이를 펼친다고 그리스와 카메룬, 프랑스를 농구 종주국이라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분야에서 종주국이라 칭해지기 위해선, 단순히 몇몇 뛰어난 선수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론 자격 요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e스포츠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은 ‘스타크래프트2’ 부문 금메달,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은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뛰어난 성과다. 그러나 e스포츠 선수단의 출전과정과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종주국이라 말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등록 마감이 임박해서야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회원자격을 가까스로 획득해 국내 선수들의 출전이 확정됐다. 아시안게임 e스포츠 6개 종목 중 2종목만 예선을 통과한 점도 일부 게임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점을 반영한다. 이러한 종목들 조차 국산 게임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실제 유저들 중 일부에서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 “언제 우리가 e스포츠 종주국이었냐, 잘 하는 선수 몇 명 있던 걸 뇌내 망상한다”며 조소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e스포츠 위상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산업적 규모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도 전폭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다소 우위에 있는 입장도 곧 역전될 지 모른다.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국내 선수들이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종주국이라 불릴 수 없다. 업계는 물론 정부에서 적극적인 육성책을 펼쳐 인프라 구축 및 리그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 아니라, 단순히 출신 선수들이 잘하는 용병국가로 격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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