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게임 개발의 민주화 시대를 열다…체계적인 엔진교육 필요한 때

게임 엔진은 게임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기능을 모아 놓은 라이브러리의 모음이다. 라이브러리란 게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담당하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게임 개발을 하기 위해서 자주 사용되는 필요한 프로그램을 모아서 보다 빠르고 쉽게 게임을 개발해주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의 집합체다. 따라서 게임 엔진은 게임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고 게임 디자인과 테스트 그리고 게임을 보다 세련되게 보이도록 만드는 공정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전에는 게임 엔진만을 개발하기 위해 투여했던 시간을 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 게임 산업계는 자체 게임 엔진을 보유한 회사들만이 경쟁력을 갖고 있었고, 자체 게임 엔진을 개발하여 소스를 갖고 있는 프로그래머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부분의 회사들은 상용 게임 엔진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왔다. 게임 엔진 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이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아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개발자들의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슈퍼 개발자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인적 자원 관리 차원에서도 게임 엔진의 사용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은 빠르게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게임 개발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기존의 MMORPG에서 캐주얼 게임으로 다양화되다가 수익 모델의 한계 때문에 다시 MMORPG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확장되면서 다시 온라인 게임과 똑같은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 개발의 진화 방향은 스마트폰으로 집중되면서 급부상한 게임 엔진이 바로 유니티다. 유니티는 덴마크의 강소기업에서 시작되었다. 우리에겐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이 없어서 화려한 대작 게임들과 경쟁하긴 힘들다고 여긴 데이비스 헬가슨 창업자와 개척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이 대안으로써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구동되는 게임 엔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유니티는 이용하기 쉽고 값이 싼 게임 엔진을 개발해 '누구라도 쉽게 게임을 개발하게 하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즉 게임 개발의 민주화를 주창하고 나선 것이다. 그 다음은 누구라도 멋진 게임을 모든 플랫폼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추진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게임 엔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에야 여러 상용화 엔진들이 무료화 정책을 들고 나왔지만, 유니티는 론칭 초반부터 엔진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무료버전을 배포하면서 누구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누구라도 손쉽게 게임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유니티 창업자들이 주창했던 게임 개발의 민주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게임 엔진자체가 독학으로 습득해 게임 개발까지 이어지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여러 게임 엔진 개발사들이 여러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온라인 창구 등을 통해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좀 더 체계적인 엔진 교육이 더해진다면, 국내 우수한 게임 개발 인력이 자연스럽게글로벌 시장에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본다.

[윤형섭 중국 길림애니메이션대학교 게임대학장 quesera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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