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 상장사 돈 어디에 썼나(중)인건비

국내 게임산업이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정책으로 꼽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업체는 물론이고 펄어비스, 컴투스 등 중견 업체들도 신규 및 경력직 채용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게임업계가 고용 창출에 나서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경우 갈수록 늘어난 인건비 비중이 자칫 기업 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전체 영업비용의 20~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대장주인 넷마블은 지난 상반기 인건비로 총 2006억원을 지출했다. 기간별로 1분기 989억원, 2분기 1017억원의 자금이 사용됐다. 이는 상반기 영업비용(8718억원)의 23%를 차지하는 규모이며, 전년동기(1768억원) 대비 13.5% 증가한 것이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인건비에 대해 신규 프로젝트 및 새로운 근로환경 적응을 위한 인원 충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총 3381명의 근로자가 근무한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2719억원을 인건비로 사용했다. 기간별로는 1분기 1250억원, 2분기 1469억원이 사용됐다. 이는 전년동기(2459억원) 대비 10.6% 증가한 것이다. 영업비용 중 인건비 비중은 무려 49.6%나 차지했다. 이 회사의 직원은 지난해 상반기 3050명에서 올해 3381명으로 10.9% 증가했다. 당초 이 회사는 올해 인건비 상승을 억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2분기 임직원 상여급 지급 등으로 수치가 늘어났다.

코스닥 게임 대장주로 등극한 펄어비스의 경우 인건비 상승 부문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상반기 248억원의 인건비를 사용했는데, 이는 전년동기(90억원) 대비 175% 이상 급증한 것이다. 실제 근로자 수도 크게 늘었는데 지난해 상반기에는 242명에서 올해는 469명으로 93.8% 늘어난 것. 또 인건비는 상반기 영업비용(998억원) 중 24.9%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는 신규 프로젝트 인력 확보 및 임직원 인센티브 증가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이 회사의 인건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연말까지 지속적인 인력 충원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컴투스가 지난해 상반기 인건비 223억원에서 올해 256억원, 게임빌은 165억원에서 189억원, 웹젠은 193억원에서 231억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들 업체 모두 상반기 지출한 영업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증가했고,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인건비가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해 시장의 우려를 사기도 하나, 새로운 작품 개발 등 기업의 외형 성장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중 기업의 인건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업체의 임원들이 높은 보수를 받아 관심을 끈다. 지난 상반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56억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6억 7000만원, 진은숙 NHN엔터테인먼트 최고기술책임자(CTO) 6억 5000만원, 송병준 컴투스 대표가 13억 8000만원, 박관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이 8억원 등을 받았다.

그러나 상반기 중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것은 메이저 업체인 이른바 빅3가 아니라 더블유게임즈 박신정 부사장이었다. 박 부사장 상반기 보수로 231억원을 받았는데, 이는 상장사 임직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na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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