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발급 지연 탓에 '배그' 등 신작 출시 늦어져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가 게임 사업 성과 부진에 따라 13년만에 분기 이익 감소세를 기록했다. 판호 발급 지연 등 당국 규제 강화가 이번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736억위안(약 12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 2%씩 감소한 218억위안(약 3조 5545억원), 177억위안(약 2조 9123억원)에 그쳤다.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1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매출의 증가세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판호 발급 등의 문제로 신작 게임 론칭이 지연되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의 2분기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252억위안(약 4조 107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 26%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큰 격차가 나타났다.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로는 12.4% 감소하기도 했다. 이는 성장세를 견인한 모바일게임이 19%의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텐센트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당국으로부터의 모바일게임 판호 발급이 일시 중단돼 신작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15개 작품에 대한 허가를 받기도 했으나 여전히 다수의 작품들이 발급 대기 상태라는 것이다.

텐센트측은 또 2분기 매출 감소 이유 중 하나로 7개 신작 중 5개작 일정이 5월 이후로 뒤늦게 론칭된 것을 꼽았다.

이와함께 기대작 ‘배틀그라운드’의 출시 지연도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텐센트를 통한 수출 계약이 체결돼 이목을 끌어왔다. 이 작품은 누적 판매량 5000만장을 넘긴 글로벌 히트작으로 텐센트의 현지화 버전 성과도 폭발적일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에서다.

그러나 당국의 관리·감독 규제 강화로 인해 ‘배틀그라운드’뿐만 아니라 신작 론칭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매출 공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 같은 규제 강화 행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업계의 관심거리다.

텐센트를 향한 당국의 규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모바일게임 ‘왕자영요’는 청소년 과몰입을 방지하는 이용시간 제한 조치를 받기도 했다.

최근 ‘몬스터헌터 월드’가 정책 위반을 이유로 판매 중단됐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보다는 강성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텐센트가 중국 최대 업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규제 강화에 따른 실적 부진은 현지 업계 전반의 문제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050억위안(약 17조1958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이 한 자리를 보인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당국의 규제 강화 및 둔화된 성장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6억달러(한화 약 6771억원)로,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다는 것이다.

텐센트는 과거 온라인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최근 모바일 업체까지 우리나라 업체에 수천억원대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업체다. 중국 현지의 신작 론칭이 여의치 않게 됨에 따라 이 같은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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