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엔씨의 IP활용 '잰걸음'…‘리니지’ ‘아이온’ ‘블소’ 등 전방위 차출

'리니지M'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의 판권(IP) 영향력 확대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 것에 멈추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을 비롯해 콘솔 및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한다.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리니지’는 1998년 등장해 20년 간 명맥을 이어온 장수 온라인게임이다. 장기간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현재 진행형 작품이기도 하다.

20년이란 기간은 청소년이 성인이 될 정도로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이는 ‘리니지’의 영향력이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니지’는 이 같이 폭넓은 유저층을 보유함에 따라 IP 위력 또한 비교불가하다는 평가다. 원작을 재현한 ‘리니지M’의 흥행 돌풍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리니지M’은 론칭 직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1년 넘게 이를 유지하는 등 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후 대만 시장까지 점령하며 대표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 '리니지M' 독자노선 강화

‘리니지’ 시리즈는 앞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통해 첫 모바일화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작품 론칭 전부터 중국 알파 그룹과 계약금, 미니멈 개런티 등을 통한 1000만 달러 규모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레드나이츠’는 ‘리니지’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계승 및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전까지 ‘리니지’ 시리즈가 성인 유저 중심이었다면, ‘레드나이츠’는 캐주얼 분위기의 피규어 형태 캐릭터를 앞세워 전 연령층을 상대로 IP 저변 확대에 나섰다.

‘리니지M’의 성공은 이 같은 ‘레드나이츠’를 통해 쌓은 모바일게임 시장 도전 경험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또 ‘리니지M’ 서비스 1주년을 계기로 원작과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행보를 밟기 시작하며 ‘리니지’ IP의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콘텐츠 측면뿐만 아니라 개발 엔진 개선 및 클라이언트 교체 등을 통한 그래픽 품질의 발전도 준비 중이다.

김택진 사장은 1주년 간담회에서 “당초 ‘리니지M’은 언제든지 온라인과 합쳐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그러나 서비스 과정에서 이 작품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재탄생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리니지M’만의 독창성으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기존 대만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해 북미·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단순 현지화 및 컨버팅 수준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게임인 ‘리니지M’ 글로벌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글로벌 버전은 별도 개발팀을 꾸려 준비 중이며 가장 먼저 일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아이온'

# '아이온', 북미·유럽 정조준

엔씨소프트는 다른 업체와 협업을 통해 ‘리니지’ 시리즈의 IP 영역을 확대해왔다. 중국의 스네일게임즈는 ‘리니지2: 혈맹’을 론칭했고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를 선보였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은 론칭 첫날 7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첫 달 매출이 2000억원을 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도 론칭 18시간 만에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3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세를 보이며 ‘리니지’ IP의 위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리니지’ IP의 저변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37게임즈는 최근 웹게임 ‘리니지2: 혈맹영요’를 론칭했으며 이 작품을 현지 게임쇼 ‘차이나조이’에 출품하기도 했다.

파트너 업체가 아닌 IP 원작자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리니지2M’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리니지’ IP가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 시대로의 진화를 성공함에 따라 ‘리니지2M’을 기다리는 팬층이 더욱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뿐만 아니라 ‘아이온’ 및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IP의 영역을 모바일로 하나둘씩 넓혀가고 있다. ‘아이온’은 ‘리니지’의 뒤를 잇는 차세대 MMORPG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큰 편이었으나 PC방 점유율 순위 160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때문에 ‘아이온’ IP를 활용해 준비 중인 모바일게임 ‘아이온 레기온즈 오브 워’ 및 ‘아이온 템페스트’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아이온 템페스트’는 원작의 900년 이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파티 플레이 및 대규모 커뮤니티 ‘레기온’ 단위의 필드 전투가 핵심 재미 요소로 개발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보다 먼저 공개된 ‘아이온 레기온스 오브 워’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개발 자회사 아이언타이거와 협력을 통해 준비 중이다. 이 작품은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제작됐으며 이미 지난해 시범 서비스가 이뤄지는 등 흥행성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온라인 및 콘솔로도 ‘아이온’ IP의 신작 개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채용 공고 사이트를 통해 ‘아이온’ IP 기반의 PC 및 콘솔 MMORPG 개발자 채용 공고를 올려 화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아이온’ IP 기반 신작 이전에도 PC온라인과 콘솔 기반 작품으로는 ‘프로젝트 TL’ 소식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은 물론 콘솔까지 모든 플랫폼으로 IP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GDC 2017'에서 VR게임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를 선보였다.

#넷마블·텐센트 등과 협업 착수

‘블레이드&소울’ IP는 PC온라인 대신 모바일에 무게 중심이 쏠린 모습이다. 후속작 ‘블레이드&소울2’가 온라인이 아닌 모바일게임으로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공식을 재현할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도 ‘블소’ IP를 활용한 신작 중 하나로 기대치가 높다. ‘블소 레볼루션’은 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전시돼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며 ‘리니지’에 이어 온라인의 모바일화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블소’는 무협 소재와 동양 팬터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온 작품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가 현지 서비스를 맡아 큰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때문에 IP 활용에 적극적인 중국 업체들이 일찌감치 ‘블소’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에 나서왔다. 이후 2015년 카드 배틀 모바일게임 ‘전투바검령’이 론칭됐으며 지난해 웹게임 ‘검령홍문굴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블소’ IP는 가상현실(VR) 게임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로도 개발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오큘러스 커뮤니티 게임 데이’에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리니지’가 20여년 세월을 뛰어넘어 모바일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듯이, IP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게임 업체들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뿐만 아니라 ‘아이온’ ‘블소’까지 전방위 공세 준비에 매진한 만큼 IP 활용의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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