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베어베어스더퍼즐

'애니팡' 흥행 신화 되찾자 '안간힘'

퍼즐·달리기 등 인기 시리즈 변화 거듭 … 해외 유명 IP도 적극 활용 할 때

전 세계 시장에서 모바일게임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지만 모바일게임의 대세 장르였던 캐주얼 게임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불과 몇 년 사이 RPG 및 액션 장르의 대작들이 매출 순위 선두권을 점령하면서 캐주얼 게임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초창기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어 온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시장에 안착한 신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새로운 판권(IP)의 발굴보다는 기존 인기 캐릭터나 시리즈를 활용한 사례의 강세가 계속됐다는 것이다.

이는 캐주얼 장르가 단순 퍼즐 플레이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이야기 전개 등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하는 등의 유행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도 이같은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IP 발굴 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초창기에는 퍼즐을 비롯한 캐주얼 게임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또 이를 통해 이전까지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층이 대거 유입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 시장 저변 확대를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2년 등장한 이 작품은 똑같은 캐릭터 블록을 맞춰 기록을 경쟁하는 간단한 방식의 매치3 퍼즐이었으나 75일 만에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등장한 ‘애니팡2’는 킹의 ‘캔디 크러쉬 사가’ 표절 시비에 휩싸이는 등 비판을 면치 못했다. 국민적 인기를 누린 작품의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흥행 측면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 2016년 세 번째 시리즈 ‘애니팡3’가 등장했으나 이전과 같은 파급력을 발휘하진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표절 시리즈란 낙인이 찍힌 것도 있지만 시장 흐름이 RPG로 기울어짐에 따라 퍼즐 게임이 한계를 보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 ‘애니팡’ 성공신화 오래 못가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브랜드를 활용한 사천성, 맞고 등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하며 저변 확대를 꾀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후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대신 ‘스누피 틀린그림 찾기’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 등 외부 IP를 도입한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찰리 브라운, 스누피 등 ‘피너츠’의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을 론칭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카툰네트워크의 애니메이션 ‘위 베어 베어스’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였다.

해외 애니 IP 기반의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은 출시 이후 약 2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매출 순위 20위권에 진입하는 등 흥행세를 보였다. 또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이 같은 인기를 유지하며 퍼즐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의 배경으로는 퍼즐 플레이뿐만 아니라 원작 애니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텔링의 재미가 결합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작자 카툰네트워크와 협업을 통해 스토리나 콘텐츠는 물론 캐릭터 음성 및 배경음악 등을 구현했다는 게 선데이토즈 측의 설명이다.

매치3를 비롯한 퍼즐 장르는 단순 기록 경쟁에서 스테이지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달라져왔다. 이후 성취감을 더할 수집 요소가 추가되거나 퍼즐을 완성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연출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진화를 거듭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플레이릭스의 ‘꿈의 정원’ 시리즈가 꼽힌다. 이 작품은 기존 스테이지별 목표를 달성하는 퍼즐 플레이와 저택에 딸린 정원을 꾸미는 SNG 요소가 연계되도록 구성됐다.

이는 퍼즐을 성공하면 고장난 시설을 수리하거나 새로운 장식물을 배치하는 등 순차적으로 정원을 꾸며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정원의 집사를 비롯해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돼 성취감뿐만 아니라 몰입감을 더한다는 평가다.

선데이토즈가 ‘애니팡’이 아닌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애니팡’은 시리즈가 유명하긴 했으나 캐릭터 존재감이나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애니팡

# '카카오 프렌즈' 파워 막강

그러나 ‘위 베어 베어스’는 192개국, 4억명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방송되는 검증된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 적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IP 활용은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뮤 오리진’ ‘검은사막 모바일’ 등 기존 온라인게임의 모바일화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퍼즐과 같은 캐주얼 장르도 IP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은 MMORPG 같은 대형 작품에 주력하는 추세로, 캐주얼 장르는 점차 신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캐주얼 장르와 시너지를 창출할 IP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선데이토즈는 자체 브랜드 ‘애니팡’ 대신 외부 IP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브랜드를 활용한 신작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매칭 퍼즐 ‘프렌즈팝’을 비롯해 주사위 말판 게임 ‘프렌즈 마블’까지 다수의 작품이 인기를 끌며 캐주얼 시장에서의 지지기반을 확보해왔다. 또 최근 매칭 퍼즐 ‘프렌즈 젬’을 론칭하는 등 꾸준히 신작을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가장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레이싱 및 SNG 장르 신작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캐주얼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 행보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니팡’ 브랜드는 초창기 폭발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긴 했으나 표절 논란 등으로 시리즈 확대의 발목이 잡혔다는 평이 적지 않다. 반면 ‘카카오프렌즈’는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의 인기가 막강하다는 점에서 순조롭게 이를 활용한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 장르 외면하지 말고 도전 이어가야

퍼즐 못지않게 모바일게임 시장 저변 확대를 이끈 것은 달리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윈드러너’를 흥행시키며 모바일로 체질전환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윈드러너’ 시리즈도 무한 기록 경쟁에서 스테이지를 순차적으로 돌파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자회사 조이맥스를 통해 ‘윈드러너Z’가 론칭되는 등 달리기 게임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퍼즐 게임과 마찬가지로 달리기 게임도 스토리텔링 측면의 강화가 이뤄지는 추세다. 또 실시간으로 다른 유저와 협동하거나 경쟁하는 플레이 패턴의 도입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시리즈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전작과 달리 실시간으로 정해진 시간 동안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는 플레이가 구현됐으며 각 캐릭터별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계승 발전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시리즈 세계관을 공유하는 전략 배틀 장르의 신작 ‘쿠키워즈’의 론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캐주얼 시장에서 시리즈를 확대해나가는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선데이토즈가 해외 IP를 통해 활로를 모색한 것도 국산 IP의 부재를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캐주얼 장르는 전연령층을 상대로 새로운 유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업체들이 외면해선 안 되는 중요 시장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자체 IP 개발 및 시리즈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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